이번주 옵티머스 펀드의 추가 환매중단이 예정되면서 피해금액이 2,000억원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판매사의 선지급을 기다리던 피해 투자자 중 일부는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정치권도 금융당국과 함께 옵티머스자산운용 본사에 대한 현장 방문을 진행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에서 판매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300억원 규모 사모펀드 17·18호가 이날 환매중단됐다. 16일에는 180억원(30·31호), 17일 60억원(6호), 오는 21일에는 300억원(33·34호) 규모의 펀드가 잇따라 환매중단될 예정이다. 이로써 다음주까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두 곳 판매사에서만 약 1,877억원의 펀드가 환매중단된다. NH투자증권은 약 4,400억원의 펀드를 판매한 만큼 하반기에도 만기가 남은 펀드의 환매유예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한 약 120억원 규모의 펀드는 내년 1월 만기가 도래하지만 이 역시 마찬가지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매중단 통보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옵티머스 펀드 일부 투자자들은 당장 법적 대응에 나선다.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오킴스 측은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NH투자증권·하나은행·예탁결제원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소송은 개인투자자 1인이다. 다만 소송에는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는 만큼 상당수 투자자는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판매사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달 초 27건가량에 불과했던 옵티머스 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은 최근 50여건으로 늘었다.
일부는 직접 NH투자증권과 정치권을 만나며 조속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전일 NH투자증권 본사를 찾아 항의집회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은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사모펀드 특위)’의 서울 삼성동 옵티머스운용 현장 방문에 참석해 조속한 보상안 마련을 촉구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70대 투자자는 “평생 모아둔 5억원이 모두 사라졌다”며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아닌 증권사 측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지만 NH투자증권 측은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미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들에게 조건 없이 투자원금의 70%를 선지급하겠다고 결정했으며 실제로 일부 투자자들이 해당 금액을 돌려받았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에 비해 펀드 가입자 수가 월등히 많고 판매규모가 큰 탓에 다음주로 예정된 정기이사회가 끝나야 절차와 규모를 확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자원금 일부를 선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50%만 선지원해도 규모가 2,200억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배임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한편 유의동·윤창현·이영·강민국 의원 등 사모펀드 특위 소속 위원들은 이날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을 찾아 투자자들을 만난 뒤 금감원 측으로부터 현황을 보고받았다. 위원장인 유 의원은 “현장에 와보니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많은 장애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른 시일 안에 장애물들을 정리하기 위해 특위의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회 정무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금융당국과 다시 자리를 갖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