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가 국내 증권사 5곳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를 마쳤다. 대부분 내부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위험 선호도와 리스크 익스포져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는 경고를 받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1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 검토를 마치고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회사들은 ‘안정적’ 평가를 받았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증권사들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자금조달, 유동성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특히 파생결합상품(ELS) 관련 거래, 단기금융업과 우발부채, 저금리 환경에서 리스크 선호 확대에 따른 해외자산과 부동산 자산 증가 측면에서도 취약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KB증권에 대해서는 수년간 경쟁사 대비 이익이 취약하고 변동성이 높았다는 점과 대규모 회사채 보유 및 지속적인 발행어음 발행에 따른 위험 선호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KB증권은 보통 수준의 유동성 및 자금조달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다만 모기업인 KB금융지주가 국민은행을 통해 KB증권을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을 고려해 등급 상향 폭을 종전 3등급에서 4등급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Baa2’ 신용등급을 유지하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추진하고 있는 리스크 축소 조치의 지속가능성과 효과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무디스는 “한투증권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축소할 계획이지만 우리는 이러한 개선의 지속 여부와 자금조달, 위험 선호, 레버리지와 관련한 규제조치들의 효과를 향후 1년에 걸쳐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Baa1’ 등급과 ‘안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그룹 내 타 계열사와의 공동 투자 등 상호연관성,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NH투자증권의 장기적인 전략적 중요성, 회사의 위기 발생시 농협금융지주의 평판 리스크 등을 고려했다.
삼성증권(Baa2)과 신한금융투자(Ba1)에 대해서도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안정적’ 전망을 부여했다.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 선호도와 레버리지, 변동성이 높지 않은 보통 수준의 이익, 보통 수준의 자금조달 및 유동성을 고려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모기업인 신한금융지주의 지원 가능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미래에셋대우의 신용등급을 ‘Baa2’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위탁매매 등 회사의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한 한편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15곳의 미국 호텔을 인수하기로 한 계획을 철회한 것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