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스크 200만장 공급해주겠다" 3억 챙겨 도주

마스크 200만장을 공급해주겠다며 피해자를 속이고 3억여원을 받아 챙긴 뒤 도주한 50대 남성이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8일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된 마케팅 업체 대표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지난 3월 마스크 제조공장과 계약을 체결했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A씨는 자신이 확보한 공장이 하루에 마스크를 50만장씩 생산할 수 있다며 총 4회에 걸쳐 200만장의 마스크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피해자로부터 약 3억1,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의 의심을 피하려고 허위로 작성한 총판계약서를 보여주거나 법무법인 사무실을 대여해 만남을 갖는 등 주도면밀한 행태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속한 납품기일이 지난 다음에도 A씨는 피해자에게 다른 사업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겼을 뿐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며 의심을 피하다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되자 잠적한 후 도피생활을 이어갔다.

경찰은 약 한달간 추적한 끝에 21일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마스크공장과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으며 피해자로부터 받은 3억여원은 채무 변제와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석 서초서 경제범죄수사과장은 “피의자가 여러 사업을 병행해 또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추가 수사 중”이라며 “민생을 위협하는 범죄인 만큼 끝까지 추적해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부도 코로나19를 틈탄 마스크 사기범죄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며 강력한 처벌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단독 정완 부장판사는 3월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마스크를 팔겠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약 1,900만원을 가로챈 30대 남성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사려는 피해자들의 다급한 사정을 악용해 사기범행을 대담하게 저지르는 등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