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83) 한국테크놀로지그룹(000240) 회장이 자신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법원에 청구한 장녀 조희경(54)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넷째 자녀인 차남 조현범(4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 사장에게 경영권을 넘긴 것에 대해 “회사 성장에 큰 기여를 했고,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뒀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이 온전한 정신으로 내린 결정인지 의심스럽다며 사안을 법원으로 끌고 간 것에 대해 “저야말로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반박했다.
조 회장은 31일 입장문을 내고 “사회적 이슈가 돼 주주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어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이렇게 입장문을 내게 됐다”며 글을 시작했다. 조 회장은 “이번 주식 매각 건으로 인해 관계가 (첫째 딸과의) 관계가 조금 소원해졌다는 건 느꼈지만,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어제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금번 주식 매각 건과 관련해서는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 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 냈다”면서 “최근 몇 달 동안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어지는 가족 간의 여러 가지 움직임을 보고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둔 대로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이 제기한 자신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개인 트레이닝을 받으며, 하루에 4~5㎞씩 걷기 운동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의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장녀에 대해 다소 날 선 반응도 보였다. 조 회장은 “경영권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거라면, 저는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 적이 없다”면서 “제 딸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본 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사람으로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첫째 딸을 포함해 모든 자식들에게 이미 충분한 돈을 증여했으니 재단에 뜻이 있는 거라면 이미 증여 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조 이사장이 전날 ‘아버지가 평소에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다’고 주장한 것을 염두에 둔 듯 “제 개인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고, 향후 그렇게 할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도 “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제가 고민해서 앞으로 결정할 일이며,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으나 결정하고 관여할 바는 아니라는 게 제 소신”이라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부디 제 딸이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램”이라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더욱 발전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저도 힘 닫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 입장문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