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중부지역을 강타하며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집중호우는 한반도 상공에 형성된 좁고 긴 비구름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베리아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밀려난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머무르며 집중호우를 뿌렸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오는 13일까지 중부지방에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는 남북으로 좁고, 동서로 길게 형성된 비구름대로 인해 발생했다. 올여름 시베리아 지역에서 30도가 넘는 고온현상이 발생하며 북쪽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밀려 내려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을 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펼쳐지지 못한 비구름이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 상공에 좁고 길게 형성되며 최대 250∼300㎜ 이상의 많은 비를 쏟아냈다.
장마는 중국 남동해안으로 북서진하고 있는 4호 태풍 하구핏의 영향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는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났지만 하구핏 소멸과 함께 방출된 수증기가 장마전선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구핏은 5일 새벽 중국 상하이에 상륙한 뒤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하구핏에서 방출된 수증기로 빗줄기가 당분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며 “장마 영향에서 벗어난 남부내륙은 높은 습도로 폭염특보가 확대·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최소 13일까지 중부지방에서 빗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올해 북태평양고기압이 크게 형성됐다”며 “강수량의 등락폭은 있겠지만 최소 13일까지 중부지방에 비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상청 중기예보는 10일 앞까지만 발표하는 만큼 13일 이후에도 빗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한반도를 찾는 장마전선은 북태평양고기압에 따라 북쪽으로 넓게 퍼지며 사라진다. 앞서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예년과 마찬가지로 7월 말쯤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