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증시'V 반등'에 손 안대고 코푼 증안펀드, 출자금 돌려주나

한국증권금융, 출자사에 의사 타진

일부 반환 예상...펀드 자체는 유지

"시장 개입 없이도 목적 달성" 평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증시 급락으로 긴급 조성된 증권시장안정펀드가 출자금 일부 반환을 검토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함께코리아펀드(이하 증안펀드)’ 사무국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증권금융은 최근 출자사에 증안펀드 출자금에 대한 반환 여부를 타진했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증안펀드의 반환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사무국 차원에서 출자사들에 의사를 묻고 있다”며 “최종 결정은 출자사들 의사에 따라 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속락한 증시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5대 금융지주와 23개 금융회사, 한국증권금융 등 4개 유관기관이 출자해 지난 4월9일 출범한 증안펀드는 최대 10조7,000억원 한도 내에서 1차 캐피털콜을 통해 1조여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증안펀드 조성 직후 증시가 ‘V자 반등’에 성공하며 이후 4개월간 증안펀드 투자관리위원회는 일절 상품 매입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운용수익률을 확보하면서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금액을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해 운용해왔다. 증안펀드 논의가 본격화된 3월 말 1,439.43까지 하락했던 증시는 최근 상승세에 전 고점(2,598.19)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안펀드가 출자사에 반환 의사를 타진하는 것은 펀드 존속 필요성이 줄어든 상황에서 출자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강신우 증안펀드 투자관리위원장은 “조달금리도 있을 것이고 출자사 각자 운용수익률이 있는데 돈을 거둬 수익률이 1% 남짓에 불과한 MMF에 1조원에 달하는 돈을 4개월째 묻어두고 있는 것은 선관주의의무에 어긋나는 것 같다”며 “지금 상황으로서는 당분간 작동될 가능성이 낮아 보여 의견을 묻고 있고 환매비율은 출자사 의견을 듣고 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소 1년, 최대 3년간 운용을 목표로 출범한 증안펀드가 청산되는 것은 아니다. 강 위원장은 “의견이 반환으로 모이면 위원회가 의견을 모아서 적정비율을 정해 돌려주겠지만 전액 돌려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증시가 다시 급락할 경우 언제든 ‘캐피털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운용기간이 남았지만 증시가 최근 흐름을 이어갈 경우 증안펀드는 시장에 실제로 개입하지 않고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성 이후 증시가 V자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증안펀드가 출자금 일부를 돌려주는 것은 합리적인 조치”라며 “실제 행동에 나설 기회는 없었지만 당국의 시장 안정 의지 신호를 보내 ‘패닉 셀링’을 막은 것만으로도 증안펀드는 본연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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