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취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은퇴를 앞둔 장년층이나 청년층이 외식업 창업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취업 대신 창업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생존하는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별다른 각오나 준비 없이 무작정 취업에 뛰어드는 경우라면 대게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신규창업을 개인창업이 아닌 공동창업을 통해 노하우 습득부터 아이템까지 꼼꼼히 따져보고 시작한다면 성공적인 창업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식 창업 기업 ‘소소한사람들’의 이승준 대표(46)는 공동창업 사업의 선두에 있다. 프렌차이즈 사업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예비창업자들과 생산력 있는 창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투자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소소한 사람들의 투자를 받아 공동경영자들이 운영하는 ‘소소한식당’은 전국에 직영점 12곳 이 운영되고 있다. 소소한 사람들은 창업 시 인테리어, 월세 등을 부담하는 것뿐 아니라 일정 수입 이상을 유지하도록 지원하고 추가 배당금을 제공하는 등 공동경영자자들이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소소한 식당이 현재에 이를 수 있던 배경에 대해 이승준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소소한 사람들에 대해 소개해달라.
간단히 말해서 소소한사람들은 외식 창업을 지원하는 회사다. 소소한 사람들은 소소한 이야기라는 콘셉트로 현재 25번째 매장을 오픈 준비 중이며, 이 중 소소한 식당은 직영점 12곳이 있다. 소소한 이야기는 한식, 일식, 맥주집 및 건강주스 판매를 하며, 소소한 식당은 덮밥 전문점이다.
즉, 소소한 이야기는 요식업을 총망라한 사업 이야기 라고 보면 된다. 각 매장은 공동경영자인 직원이 운영을 맡고 있다. 대표인 나는 투자자로서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Q 공동경영자를 지원하는 내용은 어떤 것이 있나.
직원이 사장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현재 매장을 운영하는 공동경영자가 20명 정도 되는데, 우선적으로 이들의 성취감에 포커스를 맞추는 편이다. 이를 위해 순이익의 50%를 추가로 배당하고 있다.
직원이 취업 후 1년이 지나면 공동경영자로 자격이 부여되며, 처음 매장이 지역 식당으로 자리잡을 때까지 인테리어, 월세 등 모든 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한다. 설사 망한다고 해도 채무는 회사가 대신 떠안기 때문에 창업자의 부담이 덜하다. 그래서인지 이직률이 제로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 단, 아무나 하고 공동 창업 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생각은 없다.
여기서, 회사 전체의 경영참여를 원한다면 공동경영자로서 기본급 외에도 순이익 50% 배당하는 식이다. 만약, 독립을 원할 시 매장을 100% 본인 소유로 이전 해준다.
Q 많은 사업 아이템 중에서 요식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미국에 있을 때 캘리포니아에서 한식 영업이 잘되겠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요식업을 구상하게 됐다. 이후 한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분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식당 월세가 밀려 있던 것을 시설비까지 주고 인수했다. 처음 즉석떡볶이 장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Q 사업을 한 경험이 있는가.
1994년 당시 아버지는 20살이 된 내게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 신천역의 1급 자동차 정비공장을 맡기셨다. 당시 강남 지역까지 부속 공장이 7개가량 있었는데, 신천역에 있는 공장이 대표 사업장이었다. 자동차 검사장도 갖춘 데다 연매출 20억에 달하는 큰 규모였다. 2년 가까이 사업을 운영하던 중 군에 입대했다. 군을 제대한 1997년 겨울에 IMF 여파로 망해서 문을 닫는 공장들이 많았다. 이때 선릉역 부근에 있던 현대부품센터만 남고 모든 공장은 파산됐다. 당시 등록금 낼 돈이 없어 휴학하고 일을 해야 했지만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사업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 1998년에 한 대 남아있던 오토바이로 작은 부품가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매형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선릉역에 있는 망한 정비공장을 인수했다. 운영하면서 점점 가능성이 보여 외제차 3사 정비수리점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당시 다른 수리점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이러한 영업 비결이 입소문을 통해 지속적인 고객방문이 이뤄졌고 2년이 됐을 때 현금 25억을 손에 쥘 수 있었다.
Q. 향후 소소한 식당 운영 계획은.
소소한 식당의 원자재(식자재)를 유통해 유통 마진을 없애고, 그 비용으로 공동창업자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향후 스마트농장까지 직접 경영을 하여 질 좋은 원자재를 공급함과 동시에 그 마진도 공동경영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결국, 스마트농장부터 지점마다 식자재 납품까지 순이익은 무조건 50% 배당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는 믿을 수 있고 가격 거품이 없는 양질의 음식을 먹을 수 있고, 공동창업자는 유통 마진이 없는 식자재 구입과 질 높은 자재 확보까지 가능하다. 이를 통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