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하루 이틀 앞두고 이렇게 많은 문의가 쏟아진 적은 없었어요.”
지난 19일 서울 성동구에서 스몰웨딩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전모(45)씨는 “하객이 50명 이하로 제한되면서 어제오늘 스몰웨딩 문의하는 전화가 정말 많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씨가 운영하는 식장의 최대 수용 하객은 60여명이다. 전씨는 당장 이번주 토요일에 열릴 결혼식 계약을 이날만 두 건 체결했다. 모두 기존 대형 예식장 계약을 취소하고 스몰웨딩으로 방향을 바꾼 예비부부들이다.
대형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려던 일부 신혼부부들이 최근 방역당국의 지침에 스몰웨딩으로 몰리고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면서 실내 결혼식의 경우 하객 수를 50명으로 제한했다.
다음달 6일 결혼을 앞둔 박모(35)씨는 하객 제한 조치에 위약금을 물어줘야 함에도 기존 예식장을 과감히 취소했다. 일정을 연기하더라도 수백명대 하객 규모로 계약한 결혼식을 언제 치를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단계 상향으로 하객 규모가 50명 이하로 제한되며 앞서 수백명 단위의 예식 계약을 체결한 신혼부부들은 많게는 수천만원의 손해를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 스몰웨딩 예식은 기존 예식 절차에 비해 간소한데다 보증인원도 적어 2단계 지침에도 큰 타격 없이 식을 진행할 수 있다.
스몰웨딩 업체들은 박씨 같은 고객들이 몰릴 것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스몰웨딩 업체를 운영하는 A씨도 곧장 예식을 치르기를 원하는 고객들의 전화로 전날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는 3월 신천지발(發) 코로나19 대유행 당시를 고려할 때 스몰웨딩 문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A씨는 “상반기에는 코로나19가 익숙하지 않아 예식을 연기·취소했던 데 반해 이제는 오히려 이런 상황에 맞게 예식을 진행하려는 분들이 많다”며 “신천지 사태 직후 스몰웨딩 수요가 늘어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