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2·4분기(4~6월)에 문을 닫은 여행사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부터 교회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하반기에는 중소형 여행사뿐만 아니라 대형여행사 폐업까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전국 관광사업체 현황’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등록 여행사는 총 2만1,671개로 전 분기 대비 444개가 감소했다. 이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 1·4분기(168개 감소)에 비해 폐업 여행사 수가 2배 이상 급증해 여행업계 피해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종별로는 9개가 증가한 일반여행업을 제외한 국외여행업과 국내여행업에서 각각 246개, 207개가 감소했다. 지난 3월 이후 사실상 하늘길이 막히면서 내국인의 해외여행(아웃바운드)과 외국인의 국내여행(인바운드)이 중단돼 여행사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한국여행업협회 여행정보센터에 따르면 2·4분기 휴업 중인 여행사도 50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관계자는 “그동안 여행사들이 고용유지지원금 등 각종 정부 지원으로 버텨왔지만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는 여행사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2·4분기에 폐업 여행사들이 몰린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휴업 중이던 여행사 중 상당수는 폐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정부 지원이 중단될 경우 휴폐업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하반기에는 폐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로 침체한 내수 활성화와 여행업계 지원을 위해 숙박할인쿠폰 지원과 가을 여행상품 할인판매 사업 등을 진행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면서 관련 사업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코로나 확산으로 정부가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여행상품과 숙박 예약 취소가 잇따르는 등 여행객들의 소비심리도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문체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4분기 여행사 및 관광운수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32.9로 전 분기 대비 15.2 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관련 업종 평균( 53.8)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다 하반기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다시 1분기(17.7)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모든 업종에서 부진세가 소폭 완화됐으나 경기 자체는 여전히 부진하며, 특히 여행사 및 관광운수업의 업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의 한 중견여행사 대표는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노재팬 불매 운동 때도 겪지 못한 패닉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이 연장되면서 여행사들의 폐업시기가 다소 뒤로 늦춰졌지만,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하반기에 여행사들의 줄도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