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소비진작과 경제부흥을 위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입 재화의 가격을 낮춰 소비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수출에 덜 의존하는 ‘자립적’ 경제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이같이 보도한 뒤 “강한 위안화는 수출을 감소시킨다는 중국 당국의 기존 우려와 크게 다른 방향”이라고 전했다. 실제 3일 종가 기준 위안화 기준환율은 달러당 6.8319위안으로 지난해 5월13일 이후 가장 낮다. 그러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시장에 뚜렷한 시그널을 보내지 않고 있다.
강한 위안화 용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조작국 관련 문제 제기에 따른 양국 간 갈등을 해소할 묘수가 될 수도 있다. 중국 은행들이 가치가 떨어지는 달러보다 위안화를 더 보유하려 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달러 의존도는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는 왕주 HSBC 외환전략담당 디렉터를 인용해 “강한 위안화가 달러 중심인 자산배분을 다각화하고 자원배분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위안화는 5월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올랐다. 쌀 때 사자는 심리와 함께 달러 대비 이자율 차이까지 고려돼 수요가 늘었다.
이미 위안화 강세가 중국 경제를 돕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산 대두를 올해 역대 가장 많이 수입하면서도 환율 덕에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을 치렀다. 켄 청 미즈호은행 아시아통화 수석전략가는 “강한 위안화는 수입을 늘리고 국내 소비를 확대할 것”이라면서 “수출이 중국 경제 부흥에 부차적인 역할만 하고 있어 중국 지도자들은 위안화 약세로 돌아가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가 위안화 가치 폭등까지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위안화가 너무 강해져 수출을 훼손하는 단계가 되면 인민은행이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향후 어느 정도의 위안화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토미 옹 DBS은행 홍콩지점 임원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중국의 달러화 수요가 줄고 위안화 강세가 뚜렷해져 연말에는 달러당 6.7위안까지 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