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소전기차업체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해명을 내놓으면서 급등했던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다시 급락하는 등 주가 변동성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니콜라의 해명이 충분치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니콜라가 사기라는 주장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주가가 다시 급락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니콜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1.39% 급등한 주당 35.7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니콜라 주가는 장 초반 10% 이상 급락했다가 다시 20% 이상 상승한 채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니콜라를 사기라고 주장하는 공매도 투자자 ‘힌덴버그’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 이틀 동안 25% 가량 급락했던 주가가 반등한 것이다. 하지만 14일 장 마감 후 오후 8시 현재 시간 외 거래에서 8% 이상 하락하고 있다. 니콜라 주가는 최근 며칠 사이 급락과 급등, 다시 급락을 반복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니콜라 주가가 요동친 것은 사기 논란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장 초반 니콜라 주가는 주당 28.75달러까지 하락했으나 니콜라가 힌덴버그의 리서치 보고서에 반박하는 성명문을 발표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니콜라는 ‘수소전기 트럭의 주행 영상을 찍기 위해 트럭을 언덕 위에서 아래로 굴렸다’는 지적에 대해 “3년 전 영상으로 자신들을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또 “트럭이 스스로 추진력을 가지고 움직인다고 밝힌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트럭이 수소전기를 동력으로 작동하도록 연구, 개발 중이며, 3년 전 동영상 속 트럭은 완료되지 않은 시제품이라는 것이다. 또 트레버 밀턴 니콜라 최고경영자(CEO)가 니콜라 주식을 130만달러어치 매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니콜라와 협력하고 있는 차량 장비 업체 CNH인더스트리얼이 세미트럭 테스트를 올해 후반 개시할 계획으로 현재 시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내년 4·4분기 상용화를 희망한다고 밝히면서 상승한 채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니콜라 주가는 다시 급락하고 있다. 니콜라의 해명에 대해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힌덴버그의 설립자인 네이선 앤더슨은 블룸버그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니콜라 측의 답변은 제기된 쟁점에 적절한 답변이 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또 향후 자세한 반응을 공식 자료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SEC가 힌덴버그의 주장이 타당한지 조사에 나선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공매도 투자자인 힌덴버그는 니콜라에 대해 “설립자 트레버 밀턴의 거짓말에 기반한 ‘정교한 사기’”라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힌덴버그는 니콜라가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거짓말을 바탕으로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왔다고 비판했다. 힌덴버그는 이 같은 사기의 증거인 통화, 문자, 이메일 기록과 사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면서 “상장사 중에 이 정도 수준의 속임수를 본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니콜라의 기술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월 니콜라의 기술과 생산 능력에 의구심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밀턴 니콜라 CEO는 공매도 업자의 시세조종이라고 반박했지만 시장에서는 니콜라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되고 있다. 사기 논란이 터지기 직전 니콜라는 GM과 제휴를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