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에 불량 원전 케이블을 납품한 JS전선이 135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불량 케이블 때문에 원전 공사가 지연돼 수천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는 한수원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한수원이 JS전선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신고리 3, 4호기에 불량 부품을 공급한 업체들이 한수원에 배상해야 할 금액은 135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JS전선은 2008~2013년 국내 시험업체인 새한TEP 등과 짜고 시험 성적서를 조작해 불량 케이블을 한수원에 납품했다. 한수원이 당시 준공 중이던 신고리 3, 4호기에서 케이블 교체 작업이 이뤄졌다. 당시 사건으로 엄모 JS전선 고문이 징역 10년을 선고받는 등 관계자들이 처벌됐고 한수원은 관련 업체들과 관계자들을 상대로 4,000억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한수원의 주장 가운데 케이블 재시험 비용과 대체 케이블 구입 비용, 케이블 교체 공사비용 등을 인정했다. 반면 불량 부품 납품으로 인해 신고리 3, 4호기의 공사가 지연돼 약 3,200억 원의 추가 공사 비용·조업중단 손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신고리 3, 4호기는 케이블 교체공사 뒤에도 다른 부품의 하자가 발견돼 공사가 지연됐다”며 “불량 케이블 납품과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한수원의 손해배상 청구액 가운데 불량 부품 공급 업체와 관계자들에게는 135억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수원은 해당 사건은 ‘고의의 불법행위’에 해당해 납품계약서에서 정한 책임제한 대상이 아니라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도 계약상 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 범위는 총 계약금액에 한정된다며 기각했다. 한수원은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