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인 스카이72 골프장 운영권 분쟁이 다음 주 분수령을 맞는다. 토지주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신규 사업자 입찰을 금지해달라고 기존 운영자인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이하 스카이72)가 이달 초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는데 결과가 다음 주에 나온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구본환 공항공사 사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해 공사 안팎이 뒤숭숭한 상황에서 스카이72 입찰이 제대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18일 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지법 제21민사부(재판장 양환승)는 지난 10일 스카이72가 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입찰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다. 양측은 전날까지 법원에 입장을 담은 서면자료를 제출했다. 공사가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전자입찰을 오는 28~29일 실시하겠다고 일정을 잡은 만큼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법원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공사는 스카이72와 올해 말 계약이 종료된다며 이달 1일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하지만 스카이72 측이 반발했다. 당초 공사와 2005년 골프장 운영을 위한 실시협약을 맺을 당시 제5활주로가 착공되는 2020년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는데 활주로 건설계획이 5년가량 미뤄진 만큼 스카이72는 계약을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2,000억원가량을 투자해 골프 시설을 조성했는데 무조건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스카이72는 공사의 입찰에 제동을 걸기 위해 법원에 입찰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은 물론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도 제기했다.
법원이 스카이72의 입찰 금지 가처분 청구를 인용하면 공사의 입찰은 중단된다. 이 경우 이달 29일 낙찰자를 선정해 10월 말까지 계약을 맺고 연내 사업자 선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공사의 계획이 틀어지게 된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일단 공사는 한숨을 돌릴 수 있다. 다만 이후 과정이 산 넘어 산이다. 우선 공사는 스카이72 측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토지는 공사 소유지만 골프장 구성 시설인 건물·잔디·수목 등은 스카이72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소유권 등기를 이전받지 못한 상태에서 새 사업자가 운영권을 넘겨받을 수 없다. 또 스카이72 측은 공사가 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으면 약 1,570억원 규모의 지상물매수청구권 등 본안 소송도 진행할 계획이어서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당장 공사에 타격이 클 것”이라며 “기각되면 그나마 숨통이 트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소송에 대응해야 해 사업자 선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와 스카이72는 다음 주에 나올 법원 판결을 기다린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공기업이 민간투자(BOT) 방식 계약에서 기존 사업자의 계약을 연장해준 사례가 없다”며 “입찰 중지를 하려면 사안의 중대성, 시급성 등을 따져봐야 하는데 임차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중대 사안도 아니기 때문에 입찰 금지 결정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스카이72 측은 “어차피 우리가 소송을 제기하면 신규 사업자가 몇 년간은 골프장을 운영할 수 없는데 공사가 왜 무리하게 입찰을 강행하는지 모르겠다”며 “현재로선 법원의 결정을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