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배터리 기술 관련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이 재판부에 LG화학 측에 유리한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신들의 입장이 OUII의 의견서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OUII의 의견서가 판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만큼 양사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UII는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며 제출한 LG화학의 제재 요청에 대한 찬성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양사가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은 영업비밀 침해와는 별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9월 LG화학이 자사의 ‘994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소했고 곧바로 LG화학도 맞소송을 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오히려 자신들의 ‘A7 배터리 셀’의 특허를 기반으로 했다고 주장한다.
OUII는 공개된 의견서에서 LG화학이 제시한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정황과 고의성 등을 인정했다. 관련 문서 제출 명령에도 SK이노베이션이 따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OUII의 판단을 환영한다”면서 “ITC의 최종 결정 때까지 소송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OUII가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해야 하는 날짜와 SK이노베이션의 의견서 제출 날짜가 겹치면서 OUII가 SK이노베이션의 반박 의견서를 살펴보지 못했다”면서 “OUII 의견이 판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우리 의견서를 봤다면 방향은 당연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소송전의 본류인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ITC의 최종 판결은 당초 다음달 5일에서 26일로 3주 연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