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청원 ‘시무 7조’를 썼던 진인(塵人) 조은산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김정은은 계몽군주 같은 느낌”이라고 발언한 데에 대해 “혹 오타를 낸 것 아닌가”라며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조은산은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몇 가지 생각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은산은 “(김정은이) 계몽군주라…”며 운을 뗀 뒤 “계간(鷄姦·사내끼리 성교하듯이 하는 짓)군주와 북에서 상봉해 한바탕 비벼댈 마음에 오타라도 낸 건 아닌가 싶다”고 어이없어 했다. 또 “해상에 표류하던 민간인을 소총탄으로 사살하는 저들의 만행은 온데간데없고 자애로운 장군님의 사과 하나에 또다시 온갖 벌레들이 들러붙어 빨판을 들이민다”며 김 위원장 사과에 호들갑을 떠는 여권의 태도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조은산은 “문득, 제 고모부(장성택)를 참수해 시신을 전시하고 고사포로 정적의 팔다리를 분쇄하는 젊은 살인마를 두고 ‘잘 생겼다’며, ‘왠지 착할 것 같다’며, ‘웃는 얼굴이 귀엽다’며 난리법석을 떨어대던 남북정상회담 시절, 그 낭만주의자들은 지금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아직도 그가 귀여운가”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조은산은 국민의힘 등 야당을 향해 “논할 건 논하고 추궁할 건 추궁하라”면서도 “영혼도 때가 되면 쉬어야 하니 시간이 흐른 뒤 진실이니 모종의 특별조사위원회와 같이 유가족들의 슬픔을 끝까지 끌어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그런 비열한 짓은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25일 노무현재단 유튜브로 생중계된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한반도 평화국면의 동요원인과 대안 모색)에서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 부분 진전됐다는 점에서 희소식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이전과는 다르다”고 했다. 이어 “이 사람이 정말 계몽군주이고, 어떤 변화의 철학과 비전을 가진 사람이 맞는데 입지가 갖는 어려움 때문에 템포 조절을 하는 거냐,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는데), 제 느낌엔 계몽군주 같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야권은 ‘북 대변인이냐’며 맹폭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