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지난 대선서 350만 흑인 유권자 선거 불참 유도"

/AP연합뉴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수백만 명의 아프리카계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디지털 선거운동 조직을 가동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 채널4는 28일(현지시간) 지난 대선 당시 이 조직이 2억명의 유권자를 정치적 성향에 따라 8개의 세부 그룹으로 분류한 파일을 단독으로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파일에서 유권자 중 350만명의 아프리카계 유권자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할 ‘억제(deterrence)’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어 선거운동 조직은 분류된 아프리카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투표 불참을 조장하는 내용의 소셜미디어 타깃 광고를 발송했다. 매체는 트럼프 캠프가 지난 2016년 페이스북 광고에만 4,400만파운드를 투자해 약 600만건의 타겟 메시지를 게재했다고 설명했다.


조직은 주로 흑인 유권자들을 ‘억제’ 대상으로 삼았다. 조지아주의 경우 전체 인구 중 흑인의 비율이 32%에 그치는 반면 ‘억제’ 카테고리의 61%를 차지했다. 흑인이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하는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억제’ 대상의 46%를, 흑인이 인구의 5.4%에 불과한 위스콘신주의 경우 ‘억제’ 대상의 17%를 차지했다. 히스패닉과 아시안 등 유색인종 카테고리에 속한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억제’ 대상의 54%에 달했다. 매체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의 투표율이 하락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위스콘신과 미시간 등 주요 주에서 승리해 백악관에 입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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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선거운동 조직에는 영국의 정보 제공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직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동의 없이 정치적 목적에서 개인 정보를 수집해 사용한 혐의로 고발된 전력이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2016년 이후 선거는 바뀌었고 페이스북도 바뀌었다”며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로 인해 일어난 일은 지금은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의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해 3만5,000명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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