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어린이 괴질’로도 불리는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가 국내에서 2건 발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5월부터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신고 사례가 7명이 발생해 역학조사 및 실험·검사, 전문가 회의 결과를 거쳐 2명이 관련 환자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환자 2명은 11세와 12세 남자아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 또는 접촉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증상이 모두 호전돼 퇴원한 상태다.
첫 번째 환자인 11세 남자아이는 올해 1∼3월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으며, 발열과 복통 등의 증상을 보여 4월 29일∼5월 11일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애초 지난 5월 25일 의심 사례로 신고됐으나 최초 전문가 회의에서는 코로나19 감염 관련 검사 결과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시행된 항체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두 번째 환자인 12세 남자아이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지난 8월 19일부터 9월 1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나 이후 발열과 복통으로 다시 입원한 후 퇴원했다.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소아·청소년에게서 보고된 특이 사례다. 이 병에 걸린 소아·청소년은 대체로 고열과 발진, 안구충혈 등의 증상을 보이고 심한 경우 다발성 장기 기능 손상 등이 나타나 사망에 이른다.
이 병의 구체적인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와 연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상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2~4주 이내 병증이 나타난다. 지난 4월 유럽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미국 등 각국으로 확산했고 국내서도 지난 5월 25일부터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 현황을 파악해왔다.
현재 이 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 면역글로불린이나 스테로이드 제제를 각각 투여하거나 두 약제를 함께 투여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진단된 2명의 경우 모두 면역글로불린 제제만 투여받고 빠르게 회복됐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코로나19와 연관된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증후군 사례에 대해 감시와 조사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