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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수출 대수 18.7% 줄었지만 수출액은 12.8%만 감소한 이유?

8월 자동차 수출액 26억불…전년比 12.8% 감소

승용차 수출 대수 12만5,904대로 18.7% 줄어

고부가가치 SUV·대형세단 수출비중 증가에 실적 타격은 덜해

신형 투싼./사진제공=현대차신형 투싼./사진제공=현대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며 국내 완성차 수출 대수는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완성차 수출액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일찌감치 고부가가치 차종 위주로 라인업을 재정비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대응이 빛을 발한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승용차 수출 대수는 12만5,9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자동차 수출액은 26억 달러(약 3조508억원)로 12.8% 하락에 그쳤다. 1~8월 누적으로 봐도 승용차 수출 대수는 109만9,7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8% 줄었지만 수출액은 220.1억 달러(25조8,309억원)로 22.7% 감소했다. 수출 대수 감소 폭은 여전히 크지만 수출액 하락은 상대적으로 덜한 것이다.

스포티지./사진제공=기아차스포티지./사진제공=기아차


업계에서는 한국 완성차업체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전환에 앞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분석한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차는 ‘싸고 품질 좋은 중소형차’를 연달아 내놓으며 판매 대수와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그러나 중국 시장을 필두로 이 같은 전략이 한계에 직면하며 국내 완성차 업계는 수출 차종을 중소형 세단에서 SUV, 대형 세단 등 고부가가치 차종으로 차츰차츰 전환해왔다. 오랜 준비 끝에 내놓은 고부가가치 차종이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완성차 수출량 감소에도 실적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 것이다.

트레일블레이저./사진제공=한국지엠트레일블레이저./사진제공=한국지엠


이는 지난 8월 완성차 모델별 수출 순위에서도 드러난다. 이 기간 1~10위를 차지한 차종 9대는 모두 SUV고 단 1대만이 경차다. 5년 전인 2015년 8월만 하더라도 1~10위를 차지한 차종 중 SUV는 단 4대에 불과했다. 이 기간 1~5위를 차지했던 차종은 액센트, 아반떼 MD, 프라이드, K3 등 소형·준중형 세단이 대다수였다. 반면 올해는 1~8위까지 모두 SUV가 차지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SUV 선호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수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했다”며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 속에 선방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친환경차,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 차종의 판매가 늘어나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완성차 시장은 9,000만대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며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실적과 시장 장악력 모두 챙길 수 있는 시장이 된 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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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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