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내에서 북한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을 중계한 것을 두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 (케이블) 채널에서 김정은 열병식 연설을 녹화한 조선중앙TV를 통째로 중계하는 뜨악한 장면을 보고 있는 제 눈이 의심스럽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 시각에 조선중앙TV 통 중계, 이 무슨 일이냐”며 “대한민국이냐 북조선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지난 10일 오전 0시부터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수만명의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열병식을 진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열병식에서는 신형 전략무기도 대거 공개됐다.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형’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등장했다. 이날 신형 ICBM은 11축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에 대해 항의는 못할망정 가장 위협적인 현실적 적국의 전쟁 능력 과시용 군사 퍼레이드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대대적으로 중계방송하다니, 이것이 제정신입니까!”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이번 중계방송 때문에 북한에 저작권료 명목으로 상당 금액의 돈까지 지불된다고 하니, 북한으로선 꿩 먹고 알 먹는 일거양득이요, 우리는 돈 퍼주고 북한체제 허위홍보까지 해준 이적행위를 한 결과”라고 비꼬았다.
한편 민의힘 원외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을 향해 “고맙다”와 “감사하다”며 울먹인 것을 두고 “북에도 탁현민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나름 다양화되고 현대화된 야간 행사 기획을 보니 북에도 신세대 연출자가 새로 영입된 것 같다”며 “김정은의 새로운 시도에 맞춰 새로운 행사기획 담당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북에도 탁현민이 존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