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지방인 광둥성 선전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선전을 자본주의와 중국특색사회주의(중특색)가 결합된 ‘중국특색사회주의선행시범구’로 육성하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참여하는 경제특구 지정 40주년 기념식을 통해 ‘중국의 힘’을 과시할 예정이다.
12일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14일 선전시 경제특구 지정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선전은 덩샤오핑 시대인 지난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됐으며 이후 급속한 성장을 통해 중국의 이른바 ‘개혁개방 1번지’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과학과 첨단기술의 허브인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대우받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시진핑의 이번 방문은 다목적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전날 ‘선전의 중특사 선행시범구 건설을 위한 종합방안(2020~2025)’을 발표했다. 선전을 단순한 자본주의 경제특구가 아니라 앞으로는 중국특색사회주의를 기반으로 한 중국의 모범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특색사회주의선행시범구는 선전이 처음이다. 미국 등 서구의 자본주의가 아닌 중국의 독자체제로 성장할 수 있다는 나름의 자신감인 셈이다.
‘웨강아오 대만구’ 프로젝트의 중심으로 선전을 만드는 작업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웨강아오 대만구는 홍콩·마카오와 선전을 비롯한 광둥성 9개 시를 한데 묶어 경제·기술특구로 집중 육성하는 작업으로, 이에 따라 중국 남부의 중심이 홍콩에서 선전으로 이동하게 된다. 선전 기념식에 홍콩 정부 수장인 캐리 람을 초청해 시진핑이 만날 예정이다.
선전이 화웨이와 텐센트 등의 본사가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에 강력 저항하겠다는 의지의 표현도 된다. 미국은 화웨이에 이어 최근 텐센트의 위챗·위챗페이에까지 공세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 기업이 가장 많은 도시가 선전이기도 하다.
또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화폐인 ‘디지털위안화’ 공개실험 장소로 선전을 골랐다. 12일 추첨으로 뽑힌 5만명의 선전 시민들은 각각 200위안(약 3만5,000원)을 갖고 디지털위안화 실제 사용에 나선다.
중국은 오는 26일부터 2021∼2025년의 14차 5개년경제개발계획과 2035년까지의 장기목표 등을 논의할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이 5중전회 직전 선전을 방문한다는 점에서 14·5계획에서 선전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산둥성 칭다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명 넘게 나와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온라인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칭다오시 위생건강위원회는 11일 오후11시(현지시간) 현재 6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와 6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발견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칭다오시는 곧바로 전 주민 대상 핵산검사에 나섰으며 5일 안에 시 전체의 검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