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주류업계 술 병 사이즈를 바꿨다. 주류업계에 용량을 줄인 미니(mini)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로 줄어든 술자리 대신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주류업계가 소용량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1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우유갑 사이즈 맥주 미니캔, 기존 용량의 절반보다 적은 350㎖ 캔막걸리, 200㎖ 위스키 등 다양한 주종에서 소용량이 출시되고 있다.
칭따오는 200㎖ 소용량의 ‘칭따오 미니캔’을 출시했다. 미니캔이지만 시중에 파는 맥주 미니캔과 차별성을 뒀다. 시판 중인 타 브랜드 맥주 미니캔은 평균 135~150㎖ 용량인데 반해 칭따오 미니캔은 200㎖로 평균 50~75㎖가 더 많다. 기존에 나왔던 미니캔 맥주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200㎖ 맥주캔은 코로나19로 ‘홈술’ 트렌드에 맞춰 1인 가구와 식사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대용량에 비해 냉장보관 시 더 빨리 차가워져 편리하고, 부피가 적어 캠핑 등 야외 레저활동에 휴대하기 편한 것도 장점이다. 칭따오 미니캔은 한번에 들이킬 수 있는 용량 덕에 칭따오 라거 특유의 깔끔한 목 넘김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칭따오 측은 설명했다.
막걸리도 소비층이 낮아지면서 페트병이 아닌 ‘캔 막걸리’가 나왔다. 국순당은 유산균 증식에 도움이 되는 유산균 배양체를 함유한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 제품을 350㎖로 출시했다. 기존 제품은 750㎖ 용량이었다. 막걸리 소비층이 점차 젊은 연령대로 낮아지면서, 기존의 페트병에서 아예 패키지를 바꿔 캔으로 출시했다.
콧대 높게 느껴졌던 위스키도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즐기도록 소용량 주류트렌드에 가세했다. 골든블루는 700㎖ 병으로 판매 중이었던 타이완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 디스틸러리 셀렉트’를 200㎖ 병에 담아 선보였다. 이마트 24는 와인의 용량을 보다 세분화했다. 이마트24는 와인 한 두잔 용량인 100~375㎖를 비롯해, 4잔 분량의 500㎖ G7와인 3종(까베르네쇼비농, 멜롯, 샤도네이)을 새로이 출시했다.
‘홈술’이 유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용량 주류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와 홈술 문화 확산,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부담 없이 가볍게 한잔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있다”며 “취하는 대신 즐겁게 즐기는 주류문화가 젊은 층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어 앞으로도 소용량 주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