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임대차3법' 유탄 맞은 홍남기...의왕 아파트 매매 불발 위기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위로금 지급 등 곤란한 상황 처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국무위원식당에서 열린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국무위원식당에서 열린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주택자 논란을 피하기 위해 매도하려던 경기도 의왕 아파트가 기존 세입자의 갑작스러운 전세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거래 불발 위기에 처했다. 안 그래도 전세살이 중인 서울 마포 집은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퇴거를 요청하며 새 전셋집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에서 진행 중이던 매매 계약에도 복병이 나타난 셈이다. 정부 유권해석상 매매 계약 당시 세입자가 퇴거에 동의했다면 계약갱신에 대한 의사 번복은 효력이 없지만 상호 조율을 통해 매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정책 총괄자이자 경제수장인 홍 경제부총리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의 유탄을 직접 맞으며 골머리를 앓게 된 형국이다.


지난 8월 초 홍 부총리는 9억2,000만원에 의왕 소재 D 아파트의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잔금 납부가 미뤄지며 아직 등기 이전을 마치지 못했다. 계약 당시에는 임차 계약을 종료하고 이사하기로 했던 기존 세입자가 전셋값 급등의 영향으로 새로운 집을 구하지 못하고 지속 거주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14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세입자가 계약을 할 때는 이사를 간다고 했는데 갑자기 말을 바꾸며 매도는 이미 이뤄졌는데 처리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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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월 중순 내놓은 유권해석상 기존 세입자로부터 퇴거하겠다는 동의를 받고 매매 계약을 맺었는데 세입자가 나중에 태도를 바꾼 경우 계약갱신청구권 효력은 없어진다. 법적으로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계약을 강행하면 되지만 세입자가 버티면 보통 소정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등 타협하는 경우가 많다. 진행 중인 매매 계약을 파기하는 선택지도 있는데 이 경우 계약금의 두 배를 위약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안 나간다는 사람을 내보내기가 쉽지 않다 보니 보통 집주인에 따라 위로금을 주고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거나 배액 배상을 하고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기존 세입자가 입장을 바꾸면 강제 명도 소송, 내용 증명 등 절차가 복잡해지니 보통 시장에서 좋게좋게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 입장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든 소정의 위로금 지급 또는 배액 배상을 해줘야 할 상황에 놓인 셈이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하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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