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6만9,000명대를 기록하며 7월 말 이후 최다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코로나19 ‘3차 유행’이 시작됐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는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 결과 전날 미국 내 신규 확진자가 6만9,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등 남서부 선벨트(Sun Belt·북위 37도 이남의 일조량이 많은 주들) 지역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퍼지던 지난 7월 29일 6만3,61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이후 최다치를 경신한 것이다.
확산세는 전국 곳곳에서 확인된다. 전날 기준 38개 주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지난주와 비교해 5% 이상 증가했다. 또 전국의 코로나19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약 5만5,000명으로 조사돼, 일주일 전에 비해 16%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전과 달리 최근에는 의료 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농촌 지역의 바이러스 확산세도 눈에 띈다. 노스다코타주에서는 지난주와 비교해 코로나19 신규 사례가 34% 가까이 증가했고, 위스콘신주에선 하루 동안 3,86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검사자 4명 중 1명꼴이었다. 이외에도 인디애나, 미네소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신규 확진자도 2,000명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코로나 3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미 밴더빌트 의대 윌리엄 섀프너 교수는 “미국이 실질적인 제3차 유행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올겨울에는 코로나 감염과 계절성 독감의 확산으로 상황이 더욱 복잡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추운 날씨가 찾아오고 사람들이 실내에 머물면서 코로나 감염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할지 자신에게 물어봐야 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7월 중순 하루 신규 확진자 7만7,000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9월 초순까지 3만4,000명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9월 중순 이후 일일 확진자가 5만5,000명대로 올라선 데 이어 이달 15일 기준으로 다시 6만명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