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우리가 크게 이겨"…바이든 "승리로 가고 있다"

[2020 미국의 선택]

■서로 "내가 승자" 주장

바이든, 갑작스런 심야 발표에

트럼프 "선거 훔치려 해" 맞불

개표도 안끝났는데 승리선언

美 대선 불확실성 우려 더 커져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4일 새벽(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연설을 마친 뒤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4일 새벽(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연설을 마친 뒤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그의 아내 질 바이든 여사가 대선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4일 새벽(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조 바이든(왼쪽)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그의 아내 질 바이든 여사가 대선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4일 새벽(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대선 개표에서 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모두 승리를 언급했다. 두 후보 모두 아직 승리를 선언할 정도로 개표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 대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할 뜻을 밝혀 개표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밀릴 경우 대선에 불복할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0시50분께(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크게 이겼다”며 민주당을 향해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밤 성명을 발표할 것이다. 큰 승리!”라고 언급해 사실상 승리선언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트윗은 바이든 후보의 입장 발표 직후 나왔다.

바이든 후보는 0시40분께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지지자들 앞에서 “우리가 이 선거에서 승리로 가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모든 표가 개표되기 전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 위치에서나, 도널드 트럼프 위치에서나 누가 이 선거에서 이겼는지 말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후보의 심야연설은 핵심 경합주 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리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바이든 후보가 연설할 것이라는 공지는 연설 20여분 전에 취재진에 전달됐다.

러스트벨트 등지에서 규정상 개표가 비교적 늦게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종 개표 결과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어넣으며 인내심을 당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일 전부터 조기 승리선언 가능성이 제기돼온 트럼프 대통령을 선제적 입장 발표로 강력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올린 후 백악관에서 별도의 행사를 열어 자신의 승리를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며 선거 결과에 대해 “경이롭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엄청나게 이기고 있다고 하는 등 주요 지역에서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선거를 “국민에 대한 사기 선거”라고 주장하며 연방 대법원으로 갈 계획이라면서 우편투표가 포함된 개표 작업이 중단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선언을 서둘러 한 것은 예상과 달리 승부처로 꼽히는 6개 경합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기사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북부 경합주인 러스트벨트 3개 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12.7%포인트(74% 개표 기준), 미시간에서 7.5%포인트(71% 개표 기준), 위스콘신에서 4.0%포인트(82% 개표 기준) 앞서고 있다.

남부 경합주인 선벨트 3개 주 중 플로리다에서 승리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러스트벨트 3개 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할 정도로 개표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선언이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3곳은 선벨트 3개 주와 달리 우편투표의 신속한 개표를 위한 사전 작업을 허용하지 않아 우편투표 결과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애리조나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겨 이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11명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애리조나는 지난 72년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적이 단 한 차례밖에 없을 정도로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2016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대선후보를 3.5%포인트 차로 이겼다. 주민 과반이 바이든에게 표를 던지면서 이번 대선에서 애리조나는 2016년 대선 결과가 뒤집힌 첫 번째 주가 됐다.

AP는 “애리조나에서 바이든의 승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큰 타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주장에 대해 “정확하지 않고 잘못된 거짓된 주장”이라면서 “민주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성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