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바이든 당선 임박] 친환경 기조에 배터리·신재생 '미소'…유화·철강은 '암운'

■산업별 영향은

반·디 '화웨이 제재완화' 기대

철강제품 반덤핑 관세 계속될 듯

석유화학업계 전망도 밝지 않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기업들은 일단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와 달리 동맹국을 중시하고 통상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 역시 미국 우선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법인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워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 바이든 후보가 강조하는 친환경정책은 국내 배터리·친환경차·신재생애너지 업계에 긍정적이지만 석유화학 업계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은 바이든 후보가 중국 화웨이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완화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애플·페이스북 등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중국과의 거래 확대를 염두에 두고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에서 바이든이 화웨이 제재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화웨이 수출길이 막힌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큰손 고객을 다시 확보하게 돼 이득이다. 반면 미국 내 반중국 정서가 강력한 만큼 바이든 후보가 당장 화웨이 제재 완화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자동차 업계는 바이든 후보의 선전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다자무역협정을 지지하고 관세에 비판적이어서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해야 하는 한국 완성차 업체들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 요인이 사라진 게 가장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20% 자동차 관세 인상 카드를 언제든 꺼내 들 수 있어 국내 완성차 업체로서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차 지원정책 확대는 완성차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후보는 친환경차 구매 인센티브와 정부 조달 확대정책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내연기관차량에 대한 연비규제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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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바이든의 당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후보는 4년 동안 2조달러(약 2,250조원)를 친환경 에너지 및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바이든은 미국 내 전기차 충전소 5만개 확충 계획을 밝혀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을 선도하는 우리 기업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이 미국 내 생산·공급을 우선시하는 점도 미국에 생산시설을 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오는 2035년까지 태양광 패널 5억개 설치 공약을 내세워 미국 태양광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한화큐셀과 LG전자의 수혜도 예상된다. 반면 친석유 기조를 고수한 트럼프가 낙선하고 환경을 중시하는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석유화학 업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철강 업계는 미국의 철강 수입규제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신중한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은 냉연과 열연 등 대부분의 철강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바이든 정부라고 이를 낮춰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선·해운 업계도 긴장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제조업의 본국 회귀 확산으로 완제품의 장거리 운송이 꾸준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재용·서종갑·한동희기자 jylee@sedaily.com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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