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연내 출시 가능성에 주식시장에서는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실적이 악화했던 화학·철강·운송 등 경기민감 업종의 실적 반등은 물론 글로벌 수요 개선으로 2차전지·정보기술(IT) 업종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는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기업실적 전망이 가장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연말까지 이들을 중심으로 한 실적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4분기에는 경기민감 업종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물류업체인 LG상사(001120)다. 올 3·4분기에 물류사업(판토스)은 높은 운임과 물동량 개선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LG상사가 오는 4·4분기에도 영업이익 35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9.3%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호석유(011780)도 합성고무·합성수지 등의 수요 호조로 3·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4·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698.2%나 늘 것으로 전망됐다.
연말에도 2차전지·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관련 기업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솔루션(009830)은 4·4분기 영업이익이 1,73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75.9%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코스피 영업이익 증가율 2위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외에도 업계에서는 2차전지 기업인 삼성SDI(006400)와 일진머티리얼즈(020150)의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를 각각 1,470.6%, 1,090.3%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경제 정상화에 따른 수요 회복이 예상되면서 LG화학(051910)(8,135억원)·현대제철(004020)(980억원)·한국전력(015760)(5,260억원)·대한항공(003490)(963억원)·OCI(010060)(318억원) 등이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며 아직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한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자동차·철강·화학·IT가전 순으로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2차전지·반도체 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선전이 전망된다. 2차전지 기업 에코프로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612.5% 증가한 35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외에도 RFHIC(412.5%)·유니테스트(406.8%)·아모텍(383.0%)·비에이치(266.2%)·엑시콘(170.2%) 등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언택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동안 경기민감주들의 강세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는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시가총액이 2,032조원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코스피의 시총은 1,704조원, 코스닥은 328조원 수준이다. 연말까지 전 부문에 걸쳐 기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미 국내 증시에서는 성장주에 이어 가치주의 주가 반등이 시작됐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내년 이익 전망치는 올해 높은 기대치 때문에 하향 조정이 예상되면서 이익 모멘텀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익전망이 하향 조정되면 장기적인 성장 비전보다 단기적으로 확인되는 실적에 치중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