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정문에 서명하자 박수치고 있다./연합뉴스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최종 타결에 따라 농산품 부문에서는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던 중국과 호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에 136개 품목이 추가로 개방된다. 다만 쌀·마늘 등 주요 작물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해 농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내놓은 ‘농업 분야 RCEP 협상 결과’에서 농산물의 민감성을 반영해 이미 체결된 FTA 대비 추가 양허(개방)를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쌀·고추·마늘·양파 등과 바나나·파인애플처럼 수입액이 많은 민감품목은 개방에서 제외했다.
기존 FTA 대비 추가 개방 품목은 136개다. 이들 품목도 관세철폐 기간을 확보해 피해를 줄였다. 일례로 현행 관세율이 30%인 구아바와 파파야·망고스틴의 경우 10년 뒤 수입관세가 없어진다. 아세안 이외에 FTA를 체결한 국가 가운데 중국에는 녹용(관세율 20%·철폐 기간 20년)과 덱스트린(8%·즉시철폐), 호주에는 소시지 케이싱(27%·20년)만 추가 개방했다.
기존 FTA가 없어 신규 체결 효과가 있는 일본과는 다른 FTA와 비교해 낮은 개방 수준으로 농산물시장 개방 협상을 마무리했다. 일본과의 농산물 관세철폐 비중은 46%로 FTA 평균인 72%보다 낮다. 우리나라 수출 유망품목 중 소주·막걸리(일본), 사과·배(인도네시아), 딸기(태국) 등의 품목은 시장 접근성을 높였다.
이번 협상에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위생검역(SPS) 조치의 운용을 위해 관련 절차 요건을 구체화하고 정보교환 등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수입식품에서 SPS와 관련한 중대한 부적격 사안이 발생할 경우 수출국에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등 수입식품의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규정도 들어갔다.
신선 농산물은 RCEP 역내 우회수입 방지를 위해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내걸었고 가공식품은 국내 원료수급 여건과 수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는 관련 법률에 근거한 영향평가를 추진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하면 피해산업 분야에 대한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우보·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