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尹에 잇따라 자진 사퇴 촉구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결정 가처분 법원심리가 진행되던 당일(1일),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을 향해 연달아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오후 결국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효력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 사법체계가 우리 사회에 정착될 수 있으려면 지금 정말 결단해야 할 때”라며 윤 총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윤 총장이 (임기 시작 후) 1년 6개월 동안 못한 것을 앞으로 8개월 동안 잘할 수 있을는지 대단히 의문스럽다”며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검찰청법 개정, 검경수사권 조정, 조직개편 등이 거의 다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실제 문화적인 검찰개혁, 수사관행이나 수사 문화 부분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오히려 (검찰의) 과거의 악행 이런 것들이 증폭되어오고 있고, 오히려 더 강화되고 있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당 정성호 의원 역시 직접적으로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윤 총장을 향해 “이제는 떠나야 할 때”라며 “수많은 검사들이 총장을 호위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지금이 그때”라며 지금이 사퇴의 적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내 자존심(과) 명예보다는 그토록 사랑한다는 검찰 조직을 위해, 그리고 응원하고 있는 후배 검사들을 위해, 더 중요한 것은 검찰보다는 나라를 위해, 그리고 국민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장이 임기(를) 지키는 게 검찰 개혁과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가”라며 “대한민국의 어떤 공무원들이 검사들처럼 집단 행동한 적이 있는가”라며 회의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검찰총장이 한 진영의 유력 대선주자가 된 상황에서 검찰 개혁과 공정성은 전혀 담보될 수 없는 상황이다. 신뢰는 깨졌다”라며 “검찰 개혁의 대의와 국민적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그렇기에 당장 의연하게 지금 사퇴하는 게 검찰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며 “윤 총장이 사퇴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 그래도 소신 있는 총장으로 기억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덧붙였다.
4선 중진 우원식 의원은 “지금이라도 스스로 물러나 검찰 구성원 모두를 정치 소용돌이 한복판으로 내세우는 검찰권 남용 행위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정세력의 편에 서서 정치를 하고 있는 사람이 독립성과 중립성의 수호자처럼 자처하는 비정상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윤 총장은 임기를 보장받은 검찰총장 권한을 과도하게 남용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사정보정책관실 업무가 아닌 판사 동향 수집을 지시했고, 수사부서에 전달하도록 했다. 전임 문무일 총장이 수사 정보 외에 다루지 못하도록 했던 검찰개혁 조치를 무력화했다”고 비판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통해 검찰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검찰을 앞세워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공수처 출범을 방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통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정치에 개입하는 정치검찰의 시대는 막을 내려야 한다. 그 마지막이 윤석열 총장이길 바란다”고 했다.
법사위 소속 김남국 의원은 “처음부터 최근의 논란까지 그의 행보는 철저히 개인적 이익과 대권에 대한 정치적 야욕 때문이었던 것으로 평가한다”며 “그의 행동을 이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권 욕심에 눈이 먼 윤석열 총장에게 검찰 조직과 대한민국 국민을 우선해서 생각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자진 사퇴 가능성을 일축한 뒤 “법원과 징계위원회의 올바른 결정이 윤석열 총장의 눈을 번쩍 뜨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조속한 징계 절차를 주문했다.
■ 검찰의 ‘검란’ 조짐에는 쓴소리
민주당은 ‘검란’의 조짐을 보이는 검찰 조직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일선 검사들의 반발을 두고 “불법이라도 검찰총장을 비호해야 하는 것이 ‘검사동일체’ 원칙이라면 검찰의 조직문화도 이 기회에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사찰 행위가 명백함에도 검찰총장을 비호하기 위해 집단 행동에 나서는 검사들의 행태는 특권을 지키기 위한 또 다른 검찰 이기주의”라며 “전임 문무일 총장 때 사라진 불법 사찰 행위가 부활했는데도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성도 문제의식도 없이 침묵하면서 윤 총장 비호에만 나서는 검사들의 집단행동에 국민은 매우 실망하고 있다. 검찰에 만연한 국민 기본권 무감각과 인권 불감증이 충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 영역 한복판에 진입해 있는 윤 총장 때문에 검찰의 중립성이 훼손되고 국민의 신뢰가 훼손돼버리는 이 상황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두둔만 하는 것은 오히려 검찰의 정치화만 부추길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일선 검사들은 검찰개혁의 대의를 바라보고 국민의 민주적 검찰로 거듭나도록 자성하고 자중하라”고 촉구했다.
법무부 검찰개혁위원 출신 김용민 민주당 의원 역시 검찰의 조직 이기주의를 분쇄하려면 “검사도 공무원임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임은정 검사, 안미현 검사의 진짜 내부고발에 대해서는 침묵했던 검사들이 조직을 지키기 위해서 양심선언이니 폭로니 하는 발언을 하고 집단적으로 옹호하는게 검찰의 말로를 보는 것 같다”며 검찰 조직의 모순을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러한 검사들의 모습을 “선택적 정의”라고 일컫으며 “정치인들이 울고 갈 정도”라며 지나치게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검사들이 공무원임을 깨닫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인적 청산을 통한 개혁도 중요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제도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불가역적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같은당 정청래 의원은 “조 차장의 성명을 3번 읽었는데 든 생각은 검찰의 속마음을 들켰다는 것”이라며 “검사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하는데,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말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사동일체’라는 법 조항은 사라졌지만 (검찰은) 아직도 여전히 상명하복식의 검사동일체”라며 “조직보위부 요원 같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출신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과거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검찰을 흉기로 휘두르던 정당이 이제는 검찰 정치와 사법부에 대한 불법 사찰을 옹호하고 사상 최초의 정치인 검찰총장 비호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은 처량하기까지하다”며 “이런 비호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선후보 꽃가마를 태우려는 사전 작업이냐. 만약 그렇다면 당당하게 영입 제의를 하는 것이 공당의 모습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아니라면 군사 독재가 아니라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김영삼 대통령을 계승하는 정당이라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공수처를 제대로 출범시키고 검찰 정치를 끝냅시다”라며 “이제 검찰을 위한 검찰 시대, 정치검찰 시대는 끝이 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 ‘秋-尹 동반사퇴설’엔 선 그어
한편 민주당은 현재로선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사퇴보다는 윤 총장의 자진사퇴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동반사퇴는 말이 되지 않는다”며 “윤 총장 징계나 사퇴문제에 집중돼야 하고 이런 시기에 그런 이야기(동반사퇴론)가 나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윤호중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장관 책임론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추 장관이 어려운 가운데에서 (검찰 개혁을) 끌고 나가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감쌌다.
신영대 대변인 역시 “어떻든 현재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예정돼있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으나 그 결과가 먼저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이후에 장관의 거취는 본인이 의사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현재 당에서 추 장관 거취에 대해 논의된 바는 없다”고 했다. 신 대변인은 이날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대답한 국민이 60%에 가까운 것을 두고는 “우리가 국정조사를 불리해서 안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징계위와 법적 절차가 남아있는데 국회에서 국조를 하는 게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라며 “실제 윤 총장의 경우 사법부 조치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어서 그 결과를 보는게 중요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