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8일(현지시간) 취임 후 100일 이내에 적어도 미국인 1억명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보건분야 인선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고 “취임 후 100일간 코로나19를 끝내버릴 수는 없지만 향방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 1억명의 미국인이 취임 100일 이내에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인구는 3억3,000만명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백신 접종에 대해 “이 나라 역사상 가장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제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도 “가장 효율적인 대규모 백신 접종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국 각지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회가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에 몇달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취임 후 100일간 연방당국 소속의 건물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주 정부 차원에서도 관련 조치에 나서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후 100일간 가급적 많은 학교가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하루 20만명 넘게 확진자가 나오는 현 시점을 ‘아주 어두운 겨울’로 표현하면서도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아주 어두운 겨울에 있다. 상황은 나아지기 전에 나빠지기도 한다”면서 “(상황을) 바로잡는데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 이게 진실이다. 우리는 함께 극복할 수 있고 치유될 수 있다는 걸 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도 화상으로 참석해 소감을 밝혔다. 대통령 수석보좌관을 겸직하게 된 파우치 소장은 미 국립보건원 동료 하비 올터의 노벨생리의학상 시상을 축하하느라 행사장을 찾지 못했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과학을 토대로 한 코로나19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행사에서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와 로셸 왈런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지명자 등 보건복지 분야 인선을 소개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이날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 데이터를 확인한 문서를 공개하면서 긴급승인 지침에 부합한다며 안전성이 양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10일 열리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긴급 사용 허가 여부를 논의하는 ‘백신·생물의약품 자문위’(VRBPAC) 회의를 이틀 앞두고 해당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담긴 보고서가 공개된 만큼 회의 직후 백신 사용이 허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허가는 FDA 전문가 자문기구인 VRBPAC가 먼저 권고안을 확정한 뒤 FDA가 사용을 승인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로이터통신은 “FDA가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어떤 새로운 문제도 제기하지 않은 문서를 공개하면서 백신 긴급 사용 승인을 받기 위한 다음 관문을 열었다”며 “16세 이상 미국인이 조만간 백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미 당국이 백신 허가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FDA가 백신을 공식 승인하면 초기 물량은 수 시간 내에 배포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정부는 첫 주에만 640만 명분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