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가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했다고 CNN방송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문을 통과해야 백신 접종이 가능하지만,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의 상황을 감안하면 백신 사용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CNN에 따르면 VRBPAC는 이날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신청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안건을 심의한 뒤 표결을 통해 승인을 권고했다.
FDA는 VRBPAC의 권고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날 또는 11일 긴급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접종을 위해서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위원회 권고 결정이 추가로 있어야 한다.
CNN은 CDC의 권고를 위한 투표가 오는 13일 오후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는 17일에는 제약사 모더나가 신청한 백신 긴급 사용 승인 안건을 심사하는 VRBPAC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후에는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의 심사도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러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이 미국에서 조만간 사용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민 70% 이상이 백신을 맞을 경우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정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백신 거부감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백신을 맞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3∼7일 미국 성인남녀 1,11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백신을 맞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47%에 그쳤고, 26%는 아예 백신 접종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고 해도 코로나 상황 이전으로 돌아가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센터장은 이날 미 비영리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향후 2~3달 동안 9·11 테러 또는 진주만 공습 때보다 더 많은 일일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며 “올 겨울 예상되는 엄청난 인명 피해를 막기엔 백신이 너무 늦게 나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