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영어 자막 번역가로 유명한 달시 파켓이 김기덕 감독 추모와 관련해 소신을 밝혔다.
달시 파켓은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2018년 한국 TV에서 김기덕의 미투와 관련한 프로그램이 방송되면서 수업 때 김기덕 영화를 가르치는 것을 중단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만약 누군가 실생활에서 사람들에게 그렇게 끔찍한 폭력을 가했다면, 그를 기리는 건 잘못된 일”이라며 “나는 그가 천재든 아니든 상관 없다 (그리고 나는 그가 천재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보건교사 안은영’의 이경미 감독의 남편이자 평론가인 피어스 콘란 또한 “김기덕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접하고 그의 죽음에 대해 나쁜 말을 하고 싶은 것을 참아야 했다”면서 “특히 서양에서 그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는 것은 슬펐다”고 지적했다.
그는 “훌륭한 업적은 치하하면서 그가 저지른 끔찍한 행동에 대한 언급은 없다”면서 “영화계에 그가 남긴 업적은 잊혀지면 안되겠지만 그의 끔찍한 성범죄의 희생자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고 썼다.
앞서 김기덕 감독은 지난 11일 라트비아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수상한 유일한 한국 감독이지만 지난 2017년 성추문에 휩싸이면서 한국영화계는 김기덕 감독을 향한 추모를 자제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