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사과에 나선다. 보수진영과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과거의 과오를 반성하고 높은 수준의 혁신을 약속해 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배출한 두 전직 대통령이 여러 혐의로 구속기소돼 사법처리를 받은 점에 대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한다.
김 위원장은 당초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이 되는 지난 9일께 대국민사과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일방처리 등에 맞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로 대여투쟁에 나서자 시기를 늦췄다. 이 기간 김 위원장은 주호영 원내대표는 물론 당 중진들과도 대국민사과와 사과의 내용 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는 당이 풀어야 할 숙제다. 국민들이 보수정당을 상징하는 두 전직 대통령을 외면했고 결국 정권을 내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두 전직 대통령은 여러 불법행위가 나와 구속수감됐고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설명과 반성이 없이는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얻기 힘들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사과문을 통해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더해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 위에 탄생한 문재인 정권도 실패의 길을 걷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대안세력이 되겠다는 것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혁신과 변화’를 앞세워 내년 4월 보궐선거에서 기회를 호소할 전망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주호영 원내대표와 사과문 초안을 사전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문 내용을 접한 주 원내대표는 ‘이 정도면 사과할 수 있다’며 흔쾌히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과문의 내용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고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나 공격보다 변화와 혁신 의지를 담은 메시지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