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17%:73%...韓·美 보험사 장기 실적 가르는 '이것'

보험硏 '보험회사 경영자에 대한 보상체계 연구'




국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의 보수에서 장기성과급 비중은 17%에 불과해 미국(73%)에 비해 CEO의 보상과 장기 성과 간의 연계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보험사 CEO에게 중장기적 관점의 가치 경영을 독려하려면 보상에서 성과보수, 특히 이연지급 방식의 보상과 주식보상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험회사 경영자에 대한 보상체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경영자의 연간 보수에서 기본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64%로 가장 높았고 단기성과급과 장기성과급 비중은 각각 19%, 17%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 보험사 CEO는 장기성과급 비중이 73%에 달했고 기본급과 단기성과급 비중은 각각 16%, 5%에 그쳤다.

CEO 보상체계는 능력 있는 경영자를 확보하고 이들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수단으로 해외 주요국에서는 주식, 스톡옵션 등의 성과연동 보상을 통해 경영자에게 실적 향상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보험사의 보상 체계는 경영자의 가치경영을 독려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게 보험연구원의 분석이다. 한상용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 장기화와 회계기준·건전성 제도 변화로 보험사 경영자는 과거보다 장기 손익 관점에서 가치경영의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의 보상체계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고정보수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중장기적 실적 향상에 따른 인센티브는 낮다”고 지적했다.

미국계 보험사 처브(Chubb)의 CEO 보상체계미국계 보험사 처브(Chubb)의 CEO 보상체계


장기 손익 관점의 경영활동을 이끌어 내는 보상체계란 어떤 것일까. 연구원은 우선 고정보수인 기본급 비중을 줄이고 회사의 중장기적 성과와 직접 연동되는 성과보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럽보험감독국(EIOPA)은 보험사가 경영자 보상체계를 설계할 때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고 과도한 리스크 추구를 방지하기 위해 고정보수와 변동보수가 일대일(1:1)의 비율로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권고 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을 지급할 때는 주식 보상 비중을 늘려 경영자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내 보험사의 경우 경영자 성과급에서 주식 지급 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불과하며 현금 비중은 약 74%에 달했다. 반면 미국의 상장 보험사들은 CEO 재임기간 연간 기본급의 3~5배 규모의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CEO의 주식 보유 규모는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주요 판단 기준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CEO의 단기성과주의를 방지하기 위해 이연지급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미국의 경우 통상 4년, 영국과 호주는 7년 가량 변동 성과급을 이연한다. 성과급 지급을 유예해 CEO가 단기 실적을 높이기 위해 과도한 위험 부담을 지지 않도록 한 것이다. 한 연구위원은 “성과보수를 이연지급하면 경영자의 단기 실적 추구를 방지하고 중장기적 관점의 경영활동을 유도할 수 있다”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서 정한 이연지급 기간을 현행 3년 이상에서 점차적으로 활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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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보고서에서는 경영 평가시 재무적·비재무적 지표를 균형있게 반영할 것, 장기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 특성에 맞게 CEO의 장기 재임 기회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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