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사진) 경기도지사가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만일에 있을지 모를 확진자 폭증 상황에 대비해 민간 병원 병상에 대한 긴급 동원(명령)까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의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보면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선제 대응하고 중앙 정부가 뒤따라가는 흐름이어서 이 지사의 이번 발언이 추후 정부의 중앙방역대책본부 방침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경기도는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도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기 위한 가능한 모든 방안을 다 강구할 것”이라며 이 같은 정책 검토 상황을 전했다. 또 “기저질환자들이 계시는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 요양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잇달아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상황의 엄중함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병상 확보를 위해 민간 병원에 계속 이해를 구하고 있으나 상황이 악화하면 긴급 동원 명령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다만 긴급 동원 전에 민간 병원 측과의 협조가 먼저”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기도 부천시의 한 요양 병원에서 70∼80대 코로나19 확진자 3명이 치료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숨졌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병원 밖에서 사망한 사례는 다른 지자체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울산의 한 요양 병원에서도 지난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90대 환자가 병상 부족 때문에 치료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채 숨졌다. 앞서 15일 서울에서도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60대가 확진 판정 이후 나흘이나 자택에서 대기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확진자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앞으로도 병원 밖에서 사망하는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 이날 방대본에 따르면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62명에 달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1,000명을 넘은 것이다. 이날 0시 기준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자택 대기 중인 환자만 서울에서 580명에 이른다. 이 중 당일 확진된 환자가 353명, 확진 후 하루를 넘긴 확진자가 227명이다. 경기도에서도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대기자가 251명이나 된다.
치료 시설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 환자 치료 병상은 전국 568개 중 45개(7.9%)뿐이다. 그중 서울에 1개, 경기에 2개, 인천에 1개가 있다. /수원=윤종열기자 성행경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