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인 A사 홈페이지에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크리스마스 알바’를 뽑겠다는 공고가 단 8건에 불과했다. 케익 판촉, 피자 배달, 인형탈 쓰기, 택배, 스키장 등 통상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몰리던 알바가 예년과 달리 뚝 끊긴 것이다. 채용포털 B사가 운영하는 알바채용 홈페이지도 ‘크리스마스 알바’로 검색되는 공고가 단 1건이다. 한 소상공인단체 관계자는 “대부분 음식점이 알바생을 줄이고 혼자 가게를 지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까지 내려지면서 가중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영난이 알바생도 덮쳤다.
26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대학생 67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97.2%가 “겨울 알바 구직이 어렵다”고 답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9월 조사에서 자영업자 절반이 휴무없이 일하고 있었다”며 “매출유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알바를 두지 않는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우려는 내년에도 취업 한파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들의 생활고다. 부동산 정보플랫폼인 다방이 지난 8~9월 대학생 2,7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9.4%는 대학가 원룸(보증금 1,000만원·신축, 풀옵션 기준) 월세는 ‘30만~40만원이 적정하다’고 답했다. ‘3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도 26.4%다. 하지만 다방의 8월 서울시 원룸 가격 조사에서 평균 가격은 49만원으로 조사됐다. 대학생이 원하는 가격과 시세 차이가 최대 19만원가량 벌어졌다. 올해 첫 일자리를 폐업으로 잃은 청년도 10년 만에 최대치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휴업, 폐업, 파산 탓에 첫 일자리를 그만둔 청년(15~29세)이 올해 5월 기준 8만2,000명을 기록했다. 2018년 4.4만명, 2019년 6.1만명으로 늘더니 2년새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직전 최고치는 2010년 8.3만명이다.
내년 기업의 채용 상황도 만만치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212개 기업에 내년 경영 전망을 물은 결과 65.4%가 올해보다 채용 계획을 줄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