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수자원公, 노동이사제 도입 합의

노사 공동 선언식...공공기관 최초

한국수자원공사 노사가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정부가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틀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노동이사제 추진을 본격화하며 공공 기관을 중심으로 노동이사제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수자원공사가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면 공기업 노동이사제 도입의 첫 사례가 된다.

1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노동이사제 선도적 도입을 위한 노사 공동 선언식’을 지난해 12월 22일 개최했다. 이날 선언식에는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과 노철민 노동조합 대표가 각각 노사 대표로 참여했다. 양측은 노동이사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실무 작업을 위한 전담 조직을 설치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에 공동 서명했다.

앞서 수자원공사는 지난 2019년 노동조합의 이사회 참여를 보장하는 근로자참관제를 공기업 중 처음으로 도입한 바 있다. 이번 협약은 노조의 이사회 단순 참여를 넘어 회사 경영 사안에 대한 의결권 행사까지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공사는 노동이사제를 뒷받침할 공공기관 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는 대로 제도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며 국내 공공기관으로는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與 중심 법률 개정 논의도 탄력

한전 사장 “손들고 해보고 싶다”

산은·수은 등으로 확산될지 주목


노조의 지나친 경영권 침해 반대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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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내에서도 공공기관 방만경영 심화 우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노동이사제 추진을 공식화하자 노동이사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노동이사제가 국정 과제에도 올라 있는 만큼 정부에 코드를 맞춰야 하는 공공 기관들을 중심으로 도입이 우선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노조가 지나친 권한을 갖게 될 경우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한층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3일 수자원공사 노사가 지난해 12월 공동 작성한 선언문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법제화하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이 완료되는 대로 노동이사제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주민 의원, 김주영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지난해 11월 경사노위에서 법률 개정을 조속히 논의해 달라고 요구한 만큼 국회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법안 개정이 매듭지어지면 다른 공공기관들도 노동이사제 도입에 속속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한국전력공사는 경영진이 직접 노동이사제 도입 의사를 밝혔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지난해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기업에 노동이사제 도입을 고려한다면 한번 손들고 해보고 싶다. 성공 사례가 되든 실패 사례가 되는 한번 그 길을 가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한전이 노동이사제 도입에 불을 댕기면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과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에 대한 참여 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 노조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김정훈·이승재 사외이사의 임기가 각각 다음 달과 오는 3월까지다. 노조 측은 지난해 1월 윤종원 행장 취임 당시 노사가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 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한다’고 합의했으므로 도입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기업은행이 노조 추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 금융권 최초의 일이 된다. 이어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과 금융 공공 기관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노동이사제가 공기업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인 만큼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노조의 지나친 경영권 침해로 의사 결정 지연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방만 경영 등 공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하기는 한층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정부 내에서도 나오는 실정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연차가 쌓이기만 하면 임금을 높이는 호봉제는 손대지 못한 채 노동자에 이사 추천 권한까지 준다면 공기업 경쟁력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이태규기자 ubo@sedaily.com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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