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백악관을 떠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셀프 송별 행사’로 임기를 마무리한다.
18일(현지 시간) CNN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백악관을 떠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에 앞서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송별회를 연다. 21발의 예포와 레드카펫, 군악대 연주, 기수단 등의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국빈 방문의 출국 행사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과 측근, 전직 행정부 관리들이 이 행사의 초대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플로리다주 팜비치리조트로 이동한다. CNN은 “트럼프는 그가 전직 대통령으로서 워싱턴DC를 떠나고 (그 경우) 전용기 사용을 바이든에게 요청해야 하는 게 싫다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바이든이 공식 취임한 후에는 전용기 탑승 허락을 받아야 하는 만큼 현직 대통령 신분일 때 이용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셀프 환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퇴임하는 미국 대통령은 후임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앤드루스 기지에서 퇴임 행사를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전임 대통령과 다른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의회 난입 사건 조장에 대한 수사가 기다리고 있다. 칼 러신 워싱턴DC 법무 장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난입을 선동한 혐의로 최대 징역 6개월 선고가 가능한 경범죄로 기소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DC는 지난 2011년부터 폭력을 저지르는 데 동기를 부여하거나 폭력을 조장하고 부추기는 발언을 불법화했기 때문이다. 연방 혐의를 적용할 경우 징역형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 밖에 대선과 관련된 협박, 금융 및 부동산 사기, 탈세 의혹, 성 추문 입막음 등에 대한 수사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유쾌하지 못한 퇴임을 맞는 가운데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영부인으로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한 영광이었다”며 “이렇게 친절하고 관대한 국민의 나라를 대표할 기회를 가져 겸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약 7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에서 “언제나 증오보다 사랑을, 폭력보다 평화를, 우리 자신보다 이웃을 앞세우기 위해 모든 미국인이 ‘최고가 되자’의 전도사가 되기를 바란다”며 “여러분이 하는 모든 일에 열정을 갖되 폭력은 절대 답이 아니고 절대 정상화될 수 없다는 점을 늘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최고가 되자’는 청소년 복지 및 온라인상의 괴롭힘 방지를 추구하는 캠페인으로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