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침패치, 맘카페에서 주고받지 마세요 [서지혜 기자의 건강한 육아]

기관지 확장 '호쿠날린 패치' 처방약...임의 사용 안돼

24시간에 1회, 연령에 따라 용량 지켜야

두근거림, 손떨림 부작용 있어…의사와 상담해야





육아를 하면서 겨울을 싫어하게 됐습니다. 겨울이 이렇게 건조하다는 걸 아이를 통해서 알게 됐거든요. 아이는 겨울만 되면 코와 목이 꽉 막혀 자다가 수 차례 깨어나 울어버리곤 했습니다. 어느 날 약도 없고, 멀쩡하던 아이가 갑자기 기침을 시작한 밤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안쓰럽게 바라보다 동네 맘카페에 글을 올렸습니다.



"아이가 기침을 많이 해서 숨 쉬기 힘들어해요. 어떻게 해야 하죠?"

그러자 이런저런 댓글이 올라왔습니다. '네불라이저에 멸균 생리식염수를 담아 호흡기 치료를 해 주세요'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먹여보세요' 등 경험에서 나오는 다양한 조언이었죠. 그 중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습니다.

"저에게 기침 패치가 있어요. 가까이 살면 빌려드릴게요"

기침 패치가 뭔지 서둘러 검색해 봤습니다. 예전에 아이 기관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병원에서 가슴에 붙여준 적이 있는 작은 스티커였습니다. 저는 집에 네불라이저가 있어서 그 날 밤에는 식염수를 담아 아이의 목과 코를 편안하게 해 주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기침 패치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다음 날 저는 약국에 가서 '기침패치'를 달라고 말했습니다. 해열제처럼 집에 두고 급할 때 사용하고 싶었거든요. 그러자 약사는 깜짝 놀라며 말했습니다.

"기침 패치는 처방을 받는 약이에요. 그 약을 맘카페에서 주고 받는다고요? 그러면 큰일나요"

스티커처럼 생긴 툴로부테롤, 의사에게 '처방받는 약'이죠





패치를 그냥 밴드 정도로 생각하고 약국에 간 저는 화끈거렸습니다. 기침 패치는 약국에서도 사기 어려운 전문의약품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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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호쿠날린 패치'라고 알려진 기침 패치의 성분은 '툴로부테롤'입니다. 호쿠날린은 일본계 제약사인 애보트가 툴로부테롤 성분으로 만든 패치입니다.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이 호쿠날린이고, 노테몬, 세키날린, 레스날린 등도 각각 다른 제약사의 툴로부테롤 패치 입니다.

툴로부테롤은 '지효성 기관지 확장제'인데요 좁아진 기도를 넓히고 기관지의 부종을 줄여 기관지 천식, 기관지염, 폐기종 등의 질환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단순히 말해서 기관지를 확장해주는 '약'입니다. 어떻게 붙이는 패치가 약이 될 수 있을까요? 바로 이 패치가 '경피 흡수제'이기 때문이죠. 피부를 통해서 약물을 넣어주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피부에 붙여야지 걱정이 된다고 아이의 옷 위에 붙이면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병원에서는 환자의 기관지가 수축됐다고 판단할 때 이 패치를 처방해주는데요, 아기들에게 약 먹이기는 쉽지 않잖아요. 아이의 몸에 붙이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으니 패치를 찾는 보호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하루 하나씩, 용량에 맞게…가슴·등·팔뚝 돌아가며 붙여요

그런데 이 패치도 '약'이니 당연히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저처럼 스티커 취급하고 아무데나 붙일 생각을 하면 정말 큰일날 수가 있죠.

우선 가장 유의해야 하는 점이 용량과 나이 입니다. 생후 6개월~만 2세는 0.5mg, 만3세~만8세는 1mg을 사용합니다. 만 9세 이상은 2mg이 적정 용량입니다.

가끔 패치가 약이기 때문에 약을 많이 투여하는 게 걱정돼 '반으로 잘라 사용하겠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 마음은 저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의·약사들은 그러지 않기를 권합니다. 용량은 패치에서 약물이 방출되는 속도와 피부가 흡수하는 속도를 모두 고려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잘라서 사용하면 효과를 줄일 수 있죠. 패치는 또한 하루에 여러 개를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의 패치가 24시간 동안 효과를 내기 때문에 그럴 필요도 없고요.

또 중요한 건 붙이는 자리 인데요. 만약 첫 번째 패치를 24시간동안 아이의 가슴에 붙였다면 다음에는 등에 붙여야 하고, 그 다음에는 팔뚝 등 여러 위치에 돌아가면서 붙여줘야 한다고 해요. 저같은경우에는 처음 의사가 패치를 붙여줬을 때 이유가 있어 거기에 붙였다고 생각하고 위치를 바꿔야 한다는 건 몰랐는데, 중요한 정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심장이 두근두근, 손이 부들부들…의사쌤과 상담하세요

패치는 약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심장박동수 변화와 손떨림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아이가 말을 못하더라도 울고 떼기를 원한다면 일단 패치를 제거하고 의약사와 상담하는 게 좋습니다. 의사가 패치를 처방했을 때는 패치의 약물 성분과 다른 경구약의 성분을 고려해서 판단하기 때문에 패치를 임의로 제거해버리면 다른 치료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제거 후 의약사와 상담하길 권합니다. 상처나 습진이 있는 곳에 붙여도 안 되고 입에 넣어도 안 됩니다. 이렇게 부작용이 많은 '약'이기 때문에 당연히 타인에게 약을 받아서 임의로 사용해도 안 되고요.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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