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정의당, 피해사실 비공개‥"'그 정도로 뭘 그래' 불필요한 논란 방지차원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 당원 질문에 답변형식 빌어 공개

구체적인 피해사실 '성추행'…구체행위는 밝히지 않기로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정의당의 구체적인 입장이 나왔다.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는 당원들에게 받은 질문에 답변 형식으로 25일 밤 자정께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SNS를 통해 "정의당에서 젠더인권본부를 맡고 있는 부대표 배복주"라며 "지난주 내내 사건을 접수해서 조사하고 피, 가해자를 면담했다"며 "그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 진행됐기에 압박감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배우는 기회이기도 했다"고 운을 땠다.

경찰에 고소하지도 않았다

우선 배 부대표는 비공개로 하게 된 이유에 대해 “2차 피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중 사건의 내용이 유출됐을 때 피해자 입장이 왜곡돼 온전하게 전달되지 못하게 될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부연했다. 특히 배 부대표는 “최대한 피해자의 의사와 요구를 존중하고 가해자는 인정·사과 책임에 대해 해결방안을 제시해 이에 대한 이행을 약속하는 협의를 이끌어내는 소통의 과정을 안전하게 갖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경찰에 고소하지도 않았다

배 부대표는 구체적인 피해 사실에 대해서는 '성추행'이라고 했다. 그는 “가해자가 명백히 인정한 것이고, 구체적인 행위를 밝히지 않는 것은 행위 경중을 따지며 '그 정도야' '그 정도로 뭘 그래'라며 성추행에 대한 판단을 개인이 가진 통념에 기반해서 해버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또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고 했다.

경찰에 고소하지도 않았다

음주 여부에 대해서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판단하는 데 고려되는 요소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배 부대표는 “피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왜 술자리에 갔냐고 추궁하고 술을 안 마셨으면 왜 맨정신에 당했냐고 한다”며 “가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술김에 실수하고 가해행위를 축소시키고 술을 안 마셨으면 피해자를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니냐고 가해자를 옹호한다. 그러니 음주는 사건과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에 고소하지도 않았다

실명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자신이 가진 가치와 주어진 정보를 고려해 선택하고 결정했다”며 “피해자가 결정한 의사를 존중하고 그에 따라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피해 당사자인 장혜영 의원은 실명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내가 깊이 사랑하고 몸담은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경찰에 고소하지도 않았다

배 부대표는 또 경찰에 고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피해자가 정의당 차원에서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고 징계하는 것을 원했다”며 “공동체적인 해결방식이 당을 위해 더 유효한 방식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정의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대표단은 당 대표를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했고 직위 해제했다”며 “오늘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했으니 그 절차를 밟아 징계를 결정한다. 다만 징계를 결정할 때 당대표라는 점이 충분히 고려돼 양정이 결정될 것이라는 점은 생각해볼 수 있겠다”고 했다. 다만 중앙당기위원회는 독립적 기구로 대표단이 관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2차 가해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힌 배 부대표는 구체적인 2차 가해 행위 등에 대해 나열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 행위로 규정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가해자의 사과에 대해서 배 부대표는 “자신의 성추행 행위에 대해 회피, 원망, 변명, 억울함이 아닌 온전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마지막으로 배 부대표는 “정의당은 이 모든 과정을 신중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계획도 충실히 고민해 당원들께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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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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