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최근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과 류호정 의원의 부당해고 논란 등으로 '초유의 위기'를 맞으면서 당의 간판격인 심상정 의원의 행보이 주목된다. 진보정당 대선주자급인 심 의원이 당의 환골탈태를 주도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심 의원은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다.
심 의원은 성추행 사건이 공식 발표된 지난달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당을 바닥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적었지만, 이후 당의 위기수습 과정에서는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1일 공식 출범한 강은미 원내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에 역시 참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영업자 손실보상·피해지원 특별법을 대표발의하며 의정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도 "지금은 이 법안에 대해서만 말하고 싶다"며 당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는 당직이 없는 상황에서 전면에 나서게 되면, 당의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혁신적인 위기 수습안을 만드는 게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불과 몇 달전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는 점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심 의원은 당분간 비대위 활동을 후방 지원하는 방향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헌·당규상 6개월 이내'로 규정된 당대표 보궐선거를 통해 당이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소속 의원으로서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한편, 부당해고 논란의 당사자인 류 의원은 이날 채용비리센터 개소 관련 기자회견을 예정했다가 취소했다. 정의당은 류 의원의 전직 수행비서인 이모 씨가 제기한 부당해고 문제를 당 차원에서 조속히 수습할 예정이다.
/이혜인 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