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장남이 총무성 간부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 논란에 긴급사태 발령 기간 여권 인사의 심야 회식 문제 등으로 흔들리는 스가 내각에 또 다른 악재가 터진 셈이다.
앞서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스가 총리의 장남인 세이고 씨가 다니와키 야스히로 총무심의관, 요시다 마비토 총무심의관(국제담당), 아키모토 요시노리 정보유통행정국장 및 그 부하 4명을 접대했다고 보도했다. 세이코씨는 스가 총리가 제1차 아베 내각에서 총무상으로 임명된 2006년에 총무상 비서관으로 기용돼 약 9개월간 근무했고, 2008년에는 도호쿠신사에 입사해 현재 미디어사업부에서 취미·엔터테인먼트 총괄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도호쿠신샤는 스타 채널, 바둑·장기 채널 등 위성방송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채널은 총무성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운영된다.
위성방송 관련 회사에 근무하는 스가 총리의 장남이 인허가권을 가진 총무성 간부를 접대해 국가공무원윤리법 위반 의혹이 있다는 게 슈칸분슌의 보도였다. 접대 의혹이 제기된 총무성 간부 중 한 명인 아키모토 국장은 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스가 총리의 장남과 회식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위성방송 등의 인허가에 관여하는 아키모토 국장은 당시 회식비와 교통비를 제공받았다고 인정한 뒤 소관 행정과 관련된 기업의 관계자가 참가한 것을 알고 사후에 돈을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공무원 윤리 규정이 금지하는 '이해 관계자'로부터의 접대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슈칸분슌은 이날 발매된 최신호 잡지를 통해 사건 경위를 상세히 보도하면서 접대 당시 사진 등도 공개했다. 스가 총리의 장남이 요시다 총무심의관에게 선물과 택시 티켓을 주는 사진 등이었다. 지난해 10~12월 4차례에 걸친 접대에 매번 스가 총리의 장남이 동석했고, 참석한 총무성 간부는 달라졌다고 한다. 10월 7일 접대는 1인당 4만엔(약 42만5,000원)이 넘는 도쿄의 고급 음식점에서 이뤄졌다. 세이코씨는 도호쿠신샤에 입사할 때부터 영화 전문 스타 채널 등과 관련해 총무성 창구 역할을 했다고 슈칸분슌은 전했다.
스타 채널이 총무성으로부터 BS(위성)디지털 방송 위탁 업무 승인을 받은 시기는 스가 총리가 총무성 부대신이었던 2005년 12월이다. 이후 총무성은 2012년 위성 기간 방송 업무와 관련 도호쿠신샤가 운영하는 바둑·장기 채널을 승인했고, 2017년에는 고화질 4K 방송 관련 도호쿠신샤의 자회사인 도호쿠신샤미디어서비스를 위성 기간 방송 사업자로 승인했다. 도호쿠신샤의 방송 사업은 총무성의 인허가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슈칸분슌은 전했다.
국가공무원윤리법에 정통한 니시오 다카시 국제기독교대학 특임교수는 도호쿠신샤의 총무성 간부 회식과 관련해 "공무원이 이해 관계자와 회식을 하고 얻어먹을 경우 국가공무원윤리법에 근거한 국가공무원 윤리규정 제3조 6항이 정한 금지 행위 '향응·접대를 받는 것'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에서 자신이 장남에게 전화해 "조사가 시작되면 협력하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국민이 의심하는 일이 없도록 총무성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 룰에 따라 대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