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우리 제품이 더 좋죠"…가전 빅2 기싸움 치열하네

■비즈카페

삼성·LG, 오프라인 매장서

TV 화질·맞춤형 패널 등 비교 적극

강점 어필 속 상대 약점 들추기도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제품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제품




LG전자의 오브제 제품LG전자의 오브제 제품


# 다음 달 중순 예정인 이사를 위해 가전 쇼핑에 나선 회사원 박원식(41) 씨는 서울 동작구의 삼성디지털프라자 매장에서 50인치대 TV 두 개가 아래 위로 바짝 붙어 진열돼 있는 ‘비교 시연’ 구역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이에 대해 판매 사원은 “경쟁사인 L사의 TV와 자사 제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달아둔 것”이라며 “화면의 깊이나 색 표현의 차이를 확인하시라”고 말했다. LG베스트샵에서도 경쟁사를 겨냥한 마케팅이 진행됐다. 특히 지난해 취향 가전으로 인기를 끌었던 삼성전자의 비스포크에 뒤이어 오브제 컬렉션이 출시되면서 수위를 넘나드는 영업 멘트가 자주 들린다. 박 씨가 방문한 서울 강서구의 한 매장에서는 “S사 비스포크는 패널 소재가 저렴하고 디자인도 쉽게 질리는 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연초 이사·혼수철을 맞아 국내 빅2 가전 업체의 기 싸움이 치열하다. 제품의 기능부터 디자인이나 가격, 브랜드 신뢰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갑을 여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삼성과 LG 모두 자존심을 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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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권역의 일부 삼성디지털프라자 매장에서는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설치하고 자사 TV와의 직접 비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IFA에서 양사는 ‘8K 고해상도’의 기술적 우위를 놓고 공방을 벌이다 끝내 비방 금지에 합의했지만 소비자 접점에서는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하는 판매 방식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판매점에서 직관적으로 성능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비방은 아니라고 답했다.

양사의 기 싸움은 TV 명칭에서도 불거졌다. LG전자는 지난달 TV 신제품으로 미니 LED TV를 출시하고 ‘LG QNED’라는 명칭을 붙였다. 당시 LG전자는 퀀텀닷과 나노셀 기술을 합친 새로운 색상 표현 기술을 적용한 미니 LED TV라는 의미라고 설명했지만 삼성전자는 자사의 LCD TV인 QLED와 철자가 한 글자만 다르다며 문제 삼았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하고 있는 나노 무기물을 활용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QNED와 이름이 같다는 점도 거론됐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양한 가전제품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부딪혀왔다. 2013년 양사는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여부를 두고 다퉜으며 2014년에는 조성진 LG전자 사장까지 엮인 ‘세탁기 파손 사건’으로 경찰 수사와 맞고소를 하며 맞섰다. 2019년에는 QLED TV 명칭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서로를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취하한 일도 있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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