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마켓

[단독]국회 압박에 굴복한 구글…수수료 인하 카드 꺼냈다

강제 인앱결제 규제 법안 처리 앞두고

복수 과방위 의원실에 인하 계획 밝혀

30% 수수료 애플처럼 15%로 낮추고

사업 규모에 따라 차등적용 정책 검토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구글 컴플렉스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구글이 국내 신규 앱에 대해 ‘인앱결제(In-App payment)’ 정책 적용을 9월 말로 연기한 데 이어 수수료 인하도 추진한다. 업계 반발과 정치권의 입법 압박에 구글이 백기를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복수의 과방위 의원실에 인앱결제에 따른 앱 유통·결제 수수료 인하 계획을 전달했다. 이날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과방위 법안소위가 개최되는 것에 맞춰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다. 현재 과방위에는 한준호·홍정민 등 의원이 대표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7건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로 이날 관련 법안을 다룬다.

구글은 수수료를 30%의 절반 수준인 15%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운영체제인 iOS 안에서 독점적 앱 마켓인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애플 역시 인앱결제 강제가 논란이 되자 지난 해 11월 수수료를 전격 인하한 바 있다. 애플은 연간 매출 100만달러(약 11억 원)를 기준으로 여기에 못 미치는 중소 개발사에게는 수수료를 15%로 낮추기로 했다. 구글도 애플과 비슷한 수준을 적용하되 구간을 보다 세분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앱 마켓 구글플레이가 도입된 190개국과의 논의를 거쳐 이르면 3월, 늦어도 상반기 중으로는 구체적인 인하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시행한 실태조사에서는 구글이 30% 수수료를 게임 외 콘텐츠로 확대 적용하면 최대 1,568억 원 규모의 추가 수입을 얻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조사 대상 기업 중 35%는 구글의 정책 변경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으며, 이중 29.9%는 대응 방안으로 소비자 요금을 올리겠다고 밝혀 콘텐츠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반발도 커지자 구글은 정책 시행을 연기한 데 이어 국내 앱 생태계를 위해 1년간 1,150억 원 규모의 자금 투입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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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다양한 법안을 제출했다. 다만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로 하여금 원스토어 같은 국내 앱 마켓에 의무적으로 앱을 유통하도록 하는 ‘동등접근권’ 등 세부적인 법안 내용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구글이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해도 결제 시스템에 대한 선택권 자체를 박탈하는 구글 정책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소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동등접근권 입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구글방지법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다. 중복규제 우려가 있어 전기통신사업법이 아닌 기존 공정거래법을 통해 관련 문제를 규율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재 공정위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와 관련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및 불공정거래행위 신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 기업에 대해 자사 결제 시스템만 사용하도록 하면서 결제대금의 30%를 수수료로 징수하는 것이 현행법 위반인지를 살피는 것이다.

한편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AMCHAM)는 인앱결제 정책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미한국대사관은 지난 해 11월 정부와 국회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특정 기업을 표적으로 하고 있어 통상 불이익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과방위 소속 야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 소관 문제, 통상 문제 등 여러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에 법안소위에서는 각 의원안에 담긴 금지행위를 처음부터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지현 기자 ohjh@sedaily.com


오지현 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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