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대형 평형에서 3.3㎡(평)당 1억 원에 거래된 사례가 등장했다. 중소형의 경우 3.3㎡당 1억 원에 거래된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전용면적 200㎡에 가까운 대형 평형도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1억 원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 일대 단지들이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높이자 가격 역시 껑충 뛴 것이다.
17일 국토교통부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동 현대 1차 12동 전용 196.21㎡(공급 면적 64평)가 최근 63억 원과 64억 원에 거래되며 연거푸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평당 1억 원에 거래된 것이다. 비슷한 규모인 전용 196.84㎡의 현대 2차 10동이 연초에 55억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세운지 2달 만에 무려 9억원이 올랐다.
현대 1·2차 아파트 10~13동은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 단지 중에서도 바로 강변을 접한 대형 평형들로 한강 조망권이 우수한 이른바 로열동으로 꼽힌다. 이들 단지가 포함된 압구정 3구역의 경우 지난달 재건축 조합 설립 총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달 9일 강남구청에 조합 설립 인가 신청을 접수하는 등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4월 말~5월 초에는 구청에서 조합 설립 인가를 내줄 전망인 만큼 그 이전에 조합원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건 야당 후보들이 당선될 경우 재건축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강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압구정동 중앙부동산의 신만호 대표는 “소형 평형에서는 이미 3.3㎡당 1억 원에 거래된 사례가 있었고 이 같은 흐름이 최근 큰 평형까지 올라가고 있다”면서 “수리가 잘 돼 있고 입주가 가능한 물건 등 조건이 좋은 매물은 1억 원 이상에도 거래가 된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것은 이미 3.3㎡당 1억 원을 돌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대형 평형에서 계속해서 신고가가 나오며 다른 평형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선거 이후 재건축 바람이 다시 한번 불면서 당분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