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이 성차별 면접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피해자는 "사과를 받겠다"며 "화해 의미로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보낸다"고 답했다.
동아제약은 지난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0년 하반기 채용 면접 진행 과정에서 성차별에 해당하는 질문이 있었기에 사과의 글을 올린다"며 사장 명의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회사는 "이는 '특정 성별에만 유리하거나 불리한 주제에 관해 토론하도록 하거나 질문하지 않는다'는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의 기준을 위반한 질문이었다"며 "이번 사건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지원자와 허탈감을 느꼈을 청년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동아제약은 남녀 동수로 구성된 인권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성평등과 관련한 다양한 제도와 원칙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이번 문제는 그 제도와 원칙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관리, 감독이 철저하지 못한 부분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채용시스템과 절차를 재점검하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할 것 △남녀 동수로 운영 중인 인권위원회를 강화할 것 △채용 이후에도 성평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배치·승진, 임금·교육 기회 등의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할 것 등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콘텐츠 플랫폼 '브런치'에 "이번 사과문도 할 말은 많지만 굳이 하지는 않겠다"며 "동아제약의 사과를 받겠다"고 썼다. 그는 "화해의 의미로 최호진 사장님께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보낸다"며 "사장님께서 꼭 읽어보시고 다 읽으시면 인사팀장에게도 빌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동아제약은 제가 사과를 받는 것과는 별개로 고용노동부의 조사는 받아야 하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하며,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5일 유튜브 프로그램 ‘네고왕2’에서 불거졌다. 동아제약이 생리대 할인 이벤트를 하는 영상에 성차별 면접 피해자는 지난해 동아제약 채용에 응시했다가 당시 면접관으로부터 “여자는 군대에 가지 않았으니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동아제약은 유튜브 댓글로 최호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그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동아제약 측은 지난 9일 문제의 면접관인 인사팀장에게 직책 해임 및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