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계 기업에 대한 구조 조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코로나19가 촉발시킨 디지털 경제 전환에 발 빠르게 대처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우리나라의 생산성 둔화 요인과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0%(2000~2007년)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2.9%(2010~2019년)로 큰 폭 둔화됐다. 경제성장이 구조적으로 둔화된 원인으로는 민간 수요를 중심으로 내수가 위축됐고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외 수요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 등 영향으로 핵심 노동인구(25~49세)뿐 아니라 생산 가능 인구(15~64세)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성장 잠재력 확충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한은은 코로나19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혼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먼저 감염병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소비·투자 동반 위축, 노동·자본 투입 둔화, 글로벌 공급망 약화 등으로 생산성 둔화가 지속되고 한계 기업에 대한 구조 조정 지연으로 시장 비효율성도 커졌다고 봤다. 다만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생산성 둔화 요인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도 생겼다고 기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술 확산이 가속화되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전환의 변곡점(tipping point)이 더욱 빠르게 도래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은은 선제적이고 선별적인 구조 조정을 통해 생산성 둔화 요인을 개선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하고 디지털 환경이 일상화되는 뉴노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주목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AI 기술의 생산성 개선 효과로 오는 2030년까지 우리나라가 연평균 1.5%포인트 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