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산투스항


브라질 남동부 상파울루주의 산투스(Santos)는 ‘축구 황제’ 펠레와 세계적인 선수 네이마르가 소속됐던 축구 클럽 산투스FC의 연고 도시다. 펠레는 FIFA 월드컵 3회 우승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운동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1950년대 후반 15세에 데뷔해 17년 동안 이곳에서 선수로 뛰었다. 산투스 시내 홈구장을 찾으면 수많은 우승 트로피와 그의 사진·계약서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산투스는 중남미 최대의 무역항이다. 세계 제2의 커피콩 수출 항구로도 유명하다. 커피가 원산지인 에티오피아 카파에서 아라비아와 유럽을 거쳐 전 세계로 확산된 뒤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커피콩 재배 국가가 됐다. 한국도 산투스항을 통해 수입하는 브라질 커피콩을 원료로 많이 쓰고 있다.

관련기사



산투스항은 16세기 중반에 개발돼 포르투갈 식민지 시대에 번창하기 시작했다. 주도(州都)이자 남미 최대의 도시인 상파울루에서 남쪽으로 70㎞가량 떨어진 대서양 해안가에 자리 잡아 상파울루의 외항 구실을 해왔다. 브라질 연방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관세 혜택을 받아 대규모 무역항으로 성장해왔다. 커피 외에도 대두·설탕·면화 등 각종 농산물과 자동차 등도 산투스항을 통해 수출된다. 전 세계의 다양한 공산품들은 이 항구를 통해 수입된다.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피라시카바에 지어진 현대자동차 브라질 공장도 주로 산투스항을 활용하고 있다. 산투스시는 울산시의 자매 도시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이 23일 산투스항의 수출용 물류 병목현상이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세계 각국의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며 원자재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이를 실어 나를 선박이 부족해 창고에 물동량이 쌓이고 있다. 상품 선적도 예년보다 최소 15일가량 더 걸린다고 한다. 설탕과 대두 가격은 각각 4년,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물류 병목현상이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세계 곳곳에서 원자재발 인플레이션 조짐이 확산되고 있으므로 우리 재정·금융 당국도 예의 주시하며 긴축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오현환 논설위원 hhoh@sedaily.com


오현환 논설위원 hhoh@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