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음원 차트에서 여성 솔로 가수들의 기세가 막강하다. 음원 ‘절대강자’인 아이유의 정규 5집 앨범 타이틀곡인 ‘라일락’(LILAC)은 지난달 25일 발매 이래 음원사이트 멜론 ‘24Hits’ 차트에서 발매 다음날인 26일 1위로 등극해 4일 현재까지 9일 연속으로 왕좌를 지키고 있다. 첫 솔로에 도전한 블랙핑크 로제가 지난달 12일에 발매한 데뷔곡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도 3주가 넘도록 톱10에서 내려올 줄 모르고 있다. 지니뮤직, 플로, 벅스 등 실시간 차트를 운영하는 다른 음원사이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 여성 솔로 가수는 솔직한 자기만의 이야기로 감성 자극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유는 5집 ‘LILAC’ 앨범을 통해 자신의 지난 10년을 정리했다. 첫사랑, 젊은 날의 추억이라는 꽃말의 라일락을 통해 20대와 아름답게 이별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그래서인지 수록곡 대부분이 이별의 정서를 이야기하지만 어둡고 슬프지만은 않다. 오히려 ‘마음에 아무 의문이 없이’(‘에필로그’ 가사) 앞으로를 준비한다.
아이유는 과거 앨범에서 상당 부분을 자작곡으로 채웠던 것과 달리, 이번 앨범에서는 두 곡에만 공동 작곡자로 이름을 올리고 본인은 프로듀싱과 작사에 집중했다. 두 타이틀 곡인 ‘라일락’과 ‘코인’(Coin)에서는 최근 다시금 주목 받는 70·80년대 디스코, 펑키 스타일의 사운드를 선보이는데, 특히 ‘코인’에서는 공식 음원에서 처음 랩을 시도하기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수록곡들은 앨범 발매 열흘이 넘도록 차트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멜론에서는 24시간 동안 이용량을 집계하는 방식으로 차트를 개편한 이래 사라지다시피 했던 ‘차트 줄세우기’가 발매와 동시에 살아나기도 했다.
블랙핑크의 로제도 지난달 낸 싱글 앨범 ‘R’로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이뤘다. 로제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온 더 그라운드’는 “솔로곡에 가장 솔직한 제 모습을 담고 싶었다”는 그의 말대로 그룹 활동에서 가려졌던 로제 만의 감성을 담아내 국내외 팬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곡 전체가 영어 가사로 된 ‘온 더 그라운드’는 빌보드 핫100 싱글 차트에서 70위로 한국 여성 솔로 가수 중 최고 순위를 기록했으며, 국내음반 판매량은 출시 일 주일 동안에만 45만 장에 육박해 한터차트 기준 3월 월간 판매량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눈누난나’로 틱톡(TikTok) 등 숏폼 동영상 플랫폼에서 챌린지 돌풍을 일으킨 제시도 지난달 17일 나온 신곡 ‘어떤X’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유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드러낸 팝 장르 곡으로, 이 역시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즈 등 숏폼 동영상을 중심으로 챌린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소속사에 따르면 ‘어떤X’ 챌린지 전체 조회수는 현재 6,400만 뷰를 훌쩍 넘겨 틱톡 공식 챌린지로 선정됐다.
이 밖에 가수 겸 배우인 김세정은 지난달 29일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한 미니 2집 ‘I’m’으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그룹 레드벨벳의 웬디는 5일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타이틀곡 ‘웬 디스 레인 스톱스(When This Rain Stops)’를 앞세운 첫 솔로 미니앨범 ‘Like Water’를 발매한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