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는 반도체 빅사이클의 수혜를 볼 수 있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은 공급 차질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애플·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혁신 기업들이 인공지능(AI)·전기차·클라우드·5세대(5G) 등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가는 가운데 ‘4차 산업의 쌀’인 반도체 수요는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지만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이 두 회사가 주로 영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비중은 높지 않다.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의 비중이 70%로 메모리를 앞선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인텔·마이크론과 같은 생산 기업도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고부가가치의 설계 능력, 기술, 장비 제작 능력을 보유한 팹리스와 소재·장비·부품 업체들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는 이 같은 미국의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나스닥·뉴욕증권거래소 등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30종목으로 구성된다. 다만 ETF에서는 상위 5개 종목에 대해서는 8%, 나머지 종목은 4%의 상한선을 두고 있으며 3개월에 한 번씩 리밸런싱을 통해 이에 맞게 비중을 조정한다.
지수 구성 기업 중 55%는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이어서 반도체 산업에 골고루 투자할 수 있다. 주요 투자 종목들을 살펴보면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인텔 등 반도체 생산 업체, 그리고 그래픽카드 설계 전문업인 엔비디아, 통신칩 대표기업 퀄컴의 비중이 높다. ASML·어플라이드머티리얼·램리서치 등 반도체 장비 기업도 포함돼 있다. 환노출형인 이 ETF는 블랙록자산운용이 내놓은 SOXX ETF가 국내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상장 첫날인 9일 하루에만 개인투자자들이 263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장은 “국내 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글로벌 비메모리 설계 및 소재, 장비 업체를 아우르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 ETF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