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무역협정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대량의 상품을 수입해야 하는 중국이 최근 미국산 석탄 수입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3월에 미국으로부터 66만3,000톤의 석탄을 수입했다. 이는 월간으로 앞서 2월 수입액(29만6,000톤)보다 두배 이상으로, 작년 12월(13만5,000톤)보다는 다섯배로 증가한 것이다.
중국이 석탄 부족을 이유로 미국산의 수입을 확대하는 것은 일단 무역합의 이행에 청신호를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난해 1월 미중 간의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2020~2021년 미국으로부터 524억 달러 상당의 에너지 제품을 포함해 총 3,784억 달러를 추가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2월 현재 이행률은 32.6%에 불과하다. 코로나19에 이어 경기둔화로 오히려 미국에 대한 중국산 상품의 수출만 잔뜩 늘어난 상태다.
이와 관련, 4월 28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상원 세출위위회 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의 무역합의 이행여부를 조사하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다만 중국의 석탄 수입 확대 조치를 둘러싸고 논란은 여전하다. 그동안 중국의 석탄 주 수입원은 호주인데 최근 중·호주 갈등에 따라 수입량이 거의 제로로 떨어졌다. 호주가 미국과 쿼드 동맹국으로 참여해 중국과 분쟁이 발생한 것인데 아이러니하게 그 분쟁의 혜택을 미국이 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공언했던 206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와 배치되는 것이기도 하다. 작년 기준 중국 에너지원에서 석탄 비중은 57%나 된다. SCMP는 “일부 중국 관리들은 시 주석의 목표가 이미 부담스러운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